2021년 최저 59.8% 대비 12.1%p 상승
러-우 전쟁으로 글로벌 수급환경 달라져
KIEP "단기간에 비중 낮아지긴 어려워"

중동산 원유 도입비중 추이
중동산 원유 도입비중 추이

[이투뉴스] 지난해 중동산 원유 수입비중이 최근 5년새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전체 10억577만배럴 원유를 수입했다. 그중 3분의 2 이상이 중동산이다. 중동 물량이 7억2313만배럴(71.9%)로 가장 많았고, 아메리카 1억9241만배럴(19.1%), 아시아 6922만배럴(6.9%), 아프리카 1605만배럴(1.6%), 유럽 496만배럴(0.5%) 순으로 집계됐다. 

중동을 제외한 전 대륙에서 수입량이 줄었다. 대륙별 감소량은 아메리카 1219만배럴, 아시아 2220만배럴, 아프리카 1165만배럴, 유럽 748만배럴 등이다. 아시아 감소폭이 제일 컸다. 러시아 원유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러시아 수입량은 '0'으로, 2022년 국내 도입량은 2098만배럴이다. 반면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더 늘었다. 전년대비 2801만배럴 증가하면서 2019년 이후 다시 7억배럴을 넘어섰다.

실제 중동산 비중은 2021년 59.8%로 최저점을 찍은 이래 2년째 증가해 5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22년 발발한 러-우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2센터 전문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러시아 물량이 막히면서 중동과 미국이 대체처로 떠오르고 있다"며 "실제 많은 미국 원유가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산 원유 도입경쟁이 심화되다보니 국내 정유사가 중동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아가 최근 원유시장은 '블록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럽이 미국산을 찾는 반면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산을 찾고 있다. 그동안 양국은 중동의 주요 원유 수출국이었다"면서 "중국과 인도의 자세가 바뀐 것도 국내에 영향을 끼쳐 중동산 원유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2023. 05. 26. 중국·인도, 러시아산 석유 수입 증가>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중동 원유 비중을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유 전문연구원은 "우리나라와 구조가 비슷한 일본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본은 중동산 비중이 95% 이상"이라며 "현재 상황은 세계정세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지만, 단기간에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급안정성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장기도입을 고려하면 정유사가 비교적 안정적인 중동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석유협회 한 관계자는 "정유사는 원유도입에 있어 경제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원유는 민간에서 100%를 수입하고 있고, 게다가 이마저도 장기계약 비중이 많다"면서 "수입선을 한번에 바꾸기는 어렵다. 대신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 정책을 통해 운송비 일부를 환급해 주는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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