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화 오히려 기회 삼아야…"생태계 조성 마지막 기회일수도"
업계 관계자 300여명 참석 '2023 해외자원개발 심포지엄' 성료

김병엽 지질자원연구원 본부장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김병엽 지질자원연구원 본부장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이투뉴스] "러우 전쟁이나 미중 갈등 등으로 자원무기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원패권에 맞설 수 있는 우리 무기는 '기술패권'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생산방식과 효율성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김병엽 지질자원연구원 해저지질에너지연구본부장은 우리나라의 자원확보 전략 변화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해외자원개발협회(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12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앰베서더에서 '글로벌 질서 재편에 따른 한국의 확보전략'을 주제로 해외자원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매년 연말마다 열리는 자원업계 대표행사다.  

이날도 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해 열띤 분위기를 보였다. 가스공사, 석유공사, 광해광업공단, 지질자원연구원, 서울대 국제에너지정책과정(IEPP), 해외자원개발진흥재단, 자원공학회, 지질학회 등 9개 기관 및 단체가 공동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했다. 

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국제적 상황들은 자원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겐 더욱 큰 위기로 다가온다"면서 "기존 틀을 깨는 새로운 전략과 협력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 자리가 이러한 것을 고민하고 교류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선언 후 기조토론으로 심포지엄 문이 열렸다. 토론에는 공공에서 4명, 민간에서 2명이 참석했다. 김병엽 지질자원연구원 해저지질에너지연구본부장, 임건묵 석유공사 탐사생산본부장, 백문석 가스공사 해외사업개발처장, 권순진 광해광업공단 광물자원본부장, 지용민 SK어스온 기획지원실장, 장인원 에코프로 전략기획본부 상무가 사별 현황 및 계획을 설명했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김 지자연 본부장은 기조발제에서 위기 속에 기회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자원업계는 탈중국화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를 공급망 위기로만 바라보지 말고 되레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안정적인 수급환경을 조성할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에너지수급은 어떠한 외교적‧경제적 가치보다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해외자원개발 현황. 관련 사업이 매년 줄고 있다. 
국내 해외자원개발 현황. 관련 사업이 매년 줄고 있다. 

자원전쟁에서 승리할 방법은 '기술력'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자원패권에 맞서 우리는 '기술패권'을 펼쳐야 한다"면서 "선광‧제련 등 자원활용 기술투자를 통해 저개발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영역을 넓혀 가야 한다. 석유 부문도 마찬가지로 CCS나 블루수소 등 저탄소 에너지기술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자원안보와 에너지전환(탄소중립) 관계 설정도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라는 설명이다. 

해외로 나가 자원개발을 하는 것이 탄소중립 실현에 결코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김 본부장은 "자원안보와 에너지전환은 서로를 보완하는 개념이다. 이것이 정립되지 않으면 두 분야에서 마찰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인식 개선이 중요하며 이를 총괄할 컨트롤타워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자원업계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권순진 광해광업공단 본부장이 '핵심광물 확보 마스터플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은 자원업계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권순진 광해광업공단 본부장이 '핵심광물 확보 마스터플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좌장을 맡은 허 교수가 자원확보를 위한 단기적 전략이 무엇이냐고 묻자 대부분 인재양성과 연구개발(R&D)을 꼽았다. 윤석열정부가 연구개발 예산 축소를 공언하면서 에너지업계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민간은 인력에 대한 극심한 갈증을 드러냈다. SK온과 에코프로는 하나같이 인재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지용민 SK온 실장은 "정말로 저출산시대에 도래했다는 것을 인재채용 과정에서 느낀다. 매년 신입을 뽑고는 있는데 지원자 규모가 계속해서 줄고 있다. 우리(기업) 자체적 노력은 물론 모두가 협력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인력공급 없이는 업계가 결코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에코프로 상무는 "해외사업은 기술분석, 협상능력, 외국어 등을 모두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 광산 등 필드에서 직접 뛸 인력은 더더욱 없다"고 지적했다. 

임진묵 석유공사 본부장은 "아직은 공사가 힘들지만 3년 정도 지나면 인력수요가 생기지 않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해외자원개발인을 격려하고 사기진작을 위해 '해외자원개발 유공자 포상'이 이뤄졌다. 박희준 SK어스온 부장, 최정원 SK어스온 부장, 이원재 포스코인터내셔널 그룹장, 최종근 자원공학회 교수, 류민걸 광해광업공단 처장, 권기홍 가스공사 부장, 김상희 석유공사 팀장, 최수영 석유공사 차장, 유근환 에너지공단 과장 등 개인 9명과 기업 1곳이 산업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해외자원개발 유공자 포상이 진행된 가운데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수를 치고 있는 유법민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왼쪽 다섯번째).
해외자원개발 유공자 포상이 진행된 가운데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수를 치고 있는 유법민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왼쪽 다섯번째).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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