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연구원, 제주 복합화력과 삼척화력에 첫 설치
세부 취약부위와 피로손상도 산출 가능 사고예방

전력연구원 연구원이 회전체 모사실험장치로 비틀림 고유특성을 계측하고 있다.
전력연구원 연구원이 회전체 모사실험장치로 비틀림 고유특성을 계측하고 있다.

[이투뉴스] 전력연구원이 송전계통의 외란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터빈 등 발전기 피로수명과 위험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제주도 남부발전 발전소 2기와 삼척화력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22일 연구원에 따르면 발전소 터빈은 일정속도로 회전하면서 60Hz의 동기 주파수를 갖게 되는데, 재생에너지 증가로 계통이 복잡해지면서 60Hz 이하 차동기 주파수 등의 외란신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력망에 외란신호가 발생하면 연계된 인근의 발전소 회전체가 구조적인 영향을 받게된다. 양쪽의 주파수가 맞지 않으면 터빈과 발전기 회전축계에 비틀림 하중을 유발하는 차동기 발진(SSO, Sub-Synchronous Oscillation)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회전축계가 가진 비틀림 고유진동수와 주파수가 일치하는 외란신호로 진동의 진폭이 커지는 차동기 공진(SSR, Sub-Synchronous Resonance) 현상이 발생하면, 비틀림이 급증해 터빈축이 부러지는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이번에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터빈-발전기 축계 상태평가 시스템'은 인공지능 분류기법에 기반해 실시간으로 외란신호를 감지하고 위험도를 평가해 준다. 발전기 출력단의 전류·전압 신호를 계측해 전기적 외란신호를 인식하고, 회전속도를 계측해 터빈-발전기 축의 비틀림 진동을 감지하는 원리다.

발전설비 상세모델 해석을 통해 비틀림 응력을 계산, 세부 취약부위와 가해지는 피로손상도 산출도 가능하다. 연구원인 이 시스템을 남부발전 제주복합에 설치해 건전성을 평가하고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제주 송전계통이나 HVDC가 연결된 계통은 재생에너지와 직류기반이라 외란신호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연구원이 시스템 설치장소를 제주 HVDC 송전라인과 연결된 남제주빛드림본부 2호기와 직렬보상제어기(TCSC, Thyristor Controlled Series Capacitor) 설비와 인접한 삼척빛드림본부 1호기로 선정한 이유다.

앞서 연구원은 송전계통 외란 영향권에 인접한 발전소 10기의 도면과 형상정보를 검토해 해석모델을 작성하고, 비틀림 고유 특성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또 이 데이터와 실증결과로 내년초까지 상태평가 시스템 정확도를 검증할 계획이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송전계통의 외란신호 감지 및 위험도 평가기술을 통해 터빈 축계의 신뢰도를 향상할 수 있다”며 "상태평가 시스템을 통해 차동기 발진과 공진을 예측·예방해 송전계통 안정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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