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석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센터장 에너지경제硏 토론회서 지적
i-SMR 성공조건은 국내 건설여부와 부지적기 확보·대기업 SPC

에너지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탄소중립 달성과 SMR의 역할'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좌석 왼쪽에서 네번째가 노동석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센터장
에너지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탄소중립 달성과 SMR의 역할'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좌석 왼쪽에서 네번째가 노동석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센터장

[이투뉴스] 원자력계 일각에서 차세대 산업으로 띄우는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이하 'SMR')의 미래가 그닥 밝지 않다는 원자력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발전비용이 기존 대형원전보다 비싸고, 국내 부지 확보도 장담이 어렵다는 견해다.

노동석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원전소통지원센터장은 25일 서울 한국광고문화재단에서 열린 에너지경제연구원 주최 연례 정책세미나에서 "우리나라 에너지수급 여건상 탄소배출 저감 대안으로 원자력은 불가피하지만, SMR 성공가능성은 아직 불확실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SMR 성공가능성을 놓고 원자력 진영에서 이런 회의적 의견을 낸 건 처음이다. 노 센터장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원자력본부장),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등을 지낸 '친(親) 원전' 전문가로 분류된다.

노 센터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종에너지 소비의 약 92%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최종에너지 가운데 전력비중은 20%인데, 이 중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합한 무탄소 전력은 40%수준에 불과하다.

그런 맥락에서 탄력적 증·감발(출력을 높이고 낮춤)로 부하추종이 가능한 SMR이 대형원전과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해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SMR의 미래가 마냥 전도유망한 것은 아니라는 게 노 센터장의 진단이다. "미국, 영국 등 해외 주요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SMR 발전비용은 대형원전 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평가도 아직 호의적이지 않다. 노 센터장은 "SMR 선두주자인 뉴스케일파워의 주가는 과거 4년간 주당 10달러 수준에서 변동이 없다가 작년 8월 15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9월 기준 5~6달러로 하락했다. 각국 투자자들이 SMR이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연구개발 SMR(i-SMR)의 성공여부는 실증모듈 국내 건설과 그 부지 확보에 달려있다고 주지했다. 

노 센터장은 "i-SMR은 수출을 전제로 개발하는 것이라는 산업부 입장이 공식적으로 철회된 바 없고, 우리가 개발한 원자로를 우리는 활용하지 않고 수출만 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2028년까지는 (SMR)부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대기업 SPC(특수목적회사) 설립도 필요하다며 "우리가 개발하는 기술의 문호를 개방하고 더 높은 메리트가 있음을 보이면 해외자본들도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량생산이 보장되지 않으면 i-SMR의 경제성은 확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임채영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진흥전략본부장은 "SMR은 단순히 기존 대형원전의 출력이 작아진 것이 아니라 사업모델과 시장이 다른 새 상품"이라며 "사업화 방식, 안전규제, 공급망 구측 등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희범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SMR은 작은 원자로지만, 기자재 크기는 대형원전 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77MWe 뉴스케일이 APR1400 원자로보다 1.5배 크다"면서 "원전 기자재 업체라고 SMR을 모두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충분한 설비와 사전준비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SMR의 구조는 다양한 기기와 배관이 하나의 원자로 모듈로 통합된 만큼 매우 복잡한 수준으로 제작 난이도가 최상급"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SMR의 건설기간을 2~3년으로 짧게 하는데 비해 기자재 제작은 대형원전의 제작기간인 통상 50개월보다 더 오래 걸린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6년간 사업비 3992억원(민간포함)을 투입해 i-SMR(혁신형소명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한다. 2026년 표준설계 인가 신청, 2028년 설계인가 획득이 목표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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