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질 등급 낮아 2년 6개월 공사 연장…한수원 "안전 우선 최선 다할 터"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건설되고 있는 국내 최초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하 방폐장)이 당초 완공 예정일인 2010년 6월에서 2년 6개월 지연된 2012년 12월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현재 한수원이 위탁시공해 짓고 있는 이 방폐장은 지상지원시설과 지하시설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지하시설은 굴을 파 그 속에 방사성폐기물 시설을 짓고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한다.

한수원에 따르면 방폐장 건립에 소요되는 부지 64만평은 2005년 4월부터 경주와 군산, 울진, 영덕 등 4군데 부지를 상대로 적합성 여부를 검토했다. 이후 2005년 11월 경주시 양북면으로 부지를 확정하고 세부 지질조사를 실시, 착공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근 동굴 굴착 과정에서 지층 일부가 화강암으로 돼 있지 않은 것을 뒤늦게 발견, 한수원은 완공 날짜를 미루고 방폐장에 보강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체 시공률은 33% 정도.

구권회 한수원 방폐물사업처 사업추진팀장은 “지층의 일부가 예상 등급보다 낮은 암질로 밝혀져 현재 공사 방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비록 일부라 할지라도 암질 전체를 하나로 보고 등급을 선정하기 때문에 경주 지하 방폐장의 암질 전체 등급이 낮아졌고, 이 때문에 지하시설 전체에 각종 보강 시설을 추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방폐장은 앞으로 많으면 4단계의 보강 사업을 실시하게 된다.

우선 1단계는 숏크리트(Shotcrete) 법이다. 숏크리트는 동굴의 벽인 지반면에 콘크리트를 뿜어 암질의 등급을 올리는 것으로 굴착 후 실시하는 가장 첫 단계 보강방법이다. 토질의 등급이 낮을수록 숏크리트의 두께는 두꺼워지게 된다.

1단계에서 보강되지 않은 곳은 락볼트(Rock Bolt) 법을 실시한다. 락볼트는 연약한 암반에 수직으로 구멍을 뚫고 그 속에 철근을 끼운 다음 너트를 단단히 죄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암반을 보다 견고하게 하고 낙석을 방지한다. 암반등급이 낮을수록 락볼트의 수량은 증가한다.

3단계는 강재지보법이다. 동굴의 지반면에 철근 등을 설치해 터널의 안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암반등급이 낮을수록 강제지보의 간격이 좁아지고 두께가 두꺼워진다.

4단계는 지하수 유출에 대한 대비다. 차수 그라우팅법이라고 부르는 이 공법은 지하수가 유출되는 구간에 천공 및 그라우트재를 주입해  터널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이같이 4단계의 보강 사업이 추가됨으로써 완공이 2년6개월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수원 측의 설명이다. 특히 방폐장 특성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완공일보다는 완전시공에 중점을 둔 것으로 한수원은 밝혔다 

구 팀장은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방폐장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지속적으로 굴착공법을 개선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상지원시설은 기존 방침 그대로 오는 7월부터 시범 운영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상지원시설에는 현재 6000드럼의 폐기물 저장이 가능하며 7월에는 약 1000드럼 정도의 폐기물을 저장한다고 한수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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