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1도크, 수직 방향으로 확장

‘약실에 총알 넣듯’ 도크 활용,건조 능력 2배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T자형 도크(Dock)를 건설했다.

 

선박 건조의 주요 시설인 도크는 완성된 선박을 바다에 띄울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대규모 웅덩이로, 직육면체의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13일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의 통념을 깨고 이 회사 1도크의 측면 중앙 부분을 수직 방향으로 확장시켰다.

확장된 부분은 길이 165미터, 폭 47미터, 높이 12.7미터, 부피 9만 8천488.5㎥로 기존 도크 길이 390미터, 폭 80미터, 높이 12.7미터, 부피 39만 6천240㎥의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확장된 도크에서 탄뎀(Tandem)공법을 활용, 1도크의 선박 건조 능력을 기존 1만 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4척에서 8척으로 2배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탄뎀공법은 선박이 건조 중인 도크의 잔여 공간에서 다른 선박의 일부를 건조할 수 있도록 해 도크 회전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T자형 도크에 이 공법을 적용하는데 즉, 약실(藥室)에 총알을 밀어 넣듯 부분 건조된 선박을 주 도크로 옮겨 선박을 건조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1도크는 우리나라 최초의 50만톤급(현 70만톤급) 대형 도크로 대한민국을 조선강국으로 이끈 토대가 됐던 곳이다.

 

현대중공업은 1972년 이 도크에서 정주영 창업자가 수주한 그리스 리바노스사의 26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VLCC) 2척을 성공적으로 건조하며, 조선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현재 1도크에서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LPG운반선 등 현대중공업의 주력 선박 선박들을 건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는 총 10개의 도크가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천경우 상무는 “T자형 도크를 통해 선박 건조 기간을 단축시키고 그만큼 생산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끊임없는 신 공법 개발로 이 곳에서 또 한번의 조선 신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도크 없이 육상에서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육상건조공법’, 선박을 진수할 때 함께 건조 중인 다른 선박 블록을 물에 가라앉혀 건조 공기를 줄이는 ‘탄뎀침수공법’ 등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조선분야 세계 1위 경쟁력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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