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사업ㆍ송유관공사 영향력ㆍ금호 추격 등 복합 요인

S-Oil자사주 28.4% 인수와 관련 롯데그룹과 한진그룹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한진그룹의 표면상 인수전 참여 의사외에 그 뒷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S-Oil 자사주 인수전은 롯데그룹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확정적이라 일단락 짓기에는 어려운 양상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기는 이들 기업과의 협상시기에 따라 내달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진그룹은 S-Oil 자사주 인수에 나서면서 한진그룹의 자사주 인수 참여는 고유가시대속에 대한항공, 한진해운, (주)한진 등 물류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연료 공급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유류의 안정적인 공급만이 목적이라는 것은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유류 공급과 관련 현실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주)한진의 경우 국내에서 유류를 조달하는 비중이 높지만 대한항공은 국내발인 경우에만 한진해운은 선박이 전세계를 회항하면서 필요시마다 유류를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표면적인 발표 이면에는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사업부문 시황 악화와 유조선 사업강화, 대한항공이 지분을 보유한 송유관공사 사업 라이벌 그룹인 금호아시아나의 추격을 막기 위한 수익성 증대가 이면에 깔려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우선 한진해운의 75%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부문인 컨테이너 운송사업이 지난해부터 불황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한진해운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2% 줄어든 531억원을 기록했으며 해운 전문가들은 컨테이너 시황 약세는 2008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은 최근 불황타개를 위해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수차례 표명해 왔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은 계열사인 한진해운이 S-Oil 자사주 인수를 통해 유조선 사업 강화를 통해 컨테이너 시황 불황을 극복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얘기다.

특히 S-Oil의 3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이에 따라 더없이 매력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진해운은 현재 2척의 유조선을 용선에 의해 운영하고 있는 수준이나 한진그룹의 S-Oil자사주 인수가 성공할 시에는 안정적인 최대 화주인 아람코를 확보할 수 있게 돼 용선 투입을 늘리거나 사선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된다.

유조선 운임지수를 나타내는 월드스케일(WS)는 고유가 시대에 따라 지난해부터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한진해운의 유조선 사업 강화와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유조선 사업부문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대한항공의 전국 송유관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대한송유관공사내에서 영향력 강화와도 상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1년 민영화 된 송유관공사는 현재 S-Oil이 8.9% 대한항공이 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S-Oil자사주 인수에 성공하게 된다면 양사는 SK(주)와 GS칼텍스에 이어 3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한진쪽이 관심을 갖게 됐다는 풀이다.

최근 대우건설 최종 인수 초읽기에 들어간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부상도 한진그룹이 S-Oil자사주 인수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외에도 (주)한진과 라이벌기업인 대한통운 인수에도 강한 의사를 보이고 있는 점은 한진그룹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가 활발한 M&A(인수 합병)에 의한 외형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진그룹은 M&A시장에 미온적이면서도 금호의 추격에 상당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민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S-Oil쪽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측은 "여러 가능성에 대해 S-Oil자사주 인수에 참여하게 된 것은 배제할 수 없겠으나 공식적인 입장은 계열사들의 유류의 안정적 공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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