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신현돈] 전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고 다른 곳에서는 기록적인 폭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겨울에는 폭설과 혹한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연의 힘에 인간은 속수무책인 꼴이다. 그 이유는 모두가 생각하듯이 산업화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온실가스, 그중에서도 주로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방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곳곳에서 이미 지구의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섭씨 1.5도 이내로 묶어 두겠다는 유엔의 계획은 물 건너갔다는 암울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바다와 숲과 같은 자연 생태계가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흡수 용량의 한계를 넘어서 지구의 탄소 순환 시스템이 작동을 멈추었다. 지구는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발생한 어느 한 곳의 기후변화는 다른 곳의 기후변화를 유발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50년 탄소중립은 가능할까? 모두의 목표인 탄소중립이 달성되면 정말로 기후변화는 멈추는 것인가? 분명한 것은 탄소중립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향후 30년 탄소 중립 목표달성 과정에서도 기후변화는 더욱 심화될 수 있고 그 피해는 다양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의 길은 멀고 바쁘지만 그 걸음걸이는 잰걸음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기후변화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책임을 진다면 어떻게 진다는 것인가? 기후변화 문제는 국제 협력과 세계적 연대가 없이는 해결하기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 위주의 대응기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대응기술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에너지 효율향상기술, 저탄소로의 에너지전환과 산업체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땅속 깊은 곳에 주입하거나 다른 물질로 재활용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계속되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기술의 필요성이 어쩌면 우리의 피부에 더 와 닿는다. 제한된 재원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 기술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하고 실효적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에 얼마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비례해서 해야 할까? 아니면 현재 배출량에 비례해서 해야하나? 지금까지 누적 탄소 배출량은 미국이 20%, 중국이 11%, 러시아 7% 이고 한국은 1%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탄소 배출량 기준으로는 중국이 33%, 미국 13%, 인도 7% 이고 한국은 1.7% 수준이다. 결국 중국, 미국, 러시아, 인도 등이 기후변화에 대한 많은 책임을 져야하고 한국은 2% 미만의 책임만 지면 되는 일인지 모르겠다. 국제적 연대와 책임감이 필요한 이유이고 어쩌면 탄소중립이 그 만큼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탄소중립정책과 에너지전환은 대표적인 기후변화 대응정책이다. 만약 대응정책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자연재해가 주기적으로 더 자주 크게 발생할 수 있다. 당장 내년의 기상기후도 예측하기 어려운데 불확실한 30년 이후의 탄소중립만 바로 보고 기후변화 대응정책에만 몰두할 수는 없다. 기후변화의 책임과 무관하게 현실로 나타나는 기후이상과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기후변화 적응 정책과 기술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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