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은 유가 영향 안 받아

고유가의 영향을 받아 전반적인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자동차와 차량용 연료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백화점의 판매액은 꾸준히 늘어 부자들의 소비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3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의 소비재 판매 업태별지수를 계절별 추이를 감안해 분석한 결과 전문상품 쇼핑몰이 전월대비 8.2% 줄고 승용차 판매도 7.4% 감소하는 등 두 항목의 감소폭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상품 쇼핑몰은 자동차 업체의 판매대리점이나 일선 주유소 등 전문상품을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점포를 말하며 승용차 판매는 업태와 상관없이 가격지수를 산정해 전체적인 승용차 판매량을 보는 것으로 두 지수가 이같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최근의 고유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감소폭은 지난 2006년 7월 이후 가장 큰 것으로 2년 전 당시에는 자동차 업체들의 노사분규가 심해 파업이 이루어지면서 전문상품 소매점 판매가 8.8%, 승용차 판매가 14.9%나 각각 감소한 바 있다.

  
한편 지난 6월의 백화점 판매액은 3.9%, 무점포판매점은 3.8%가 늘었으며 대형마트는 0.9%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소득층의 이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백화점 판매가 늘어난 것은 고유가로 인한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의 소비는 별반 영향을 받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형마트나 무점포임대업의 판매가 엇갈린 것은 소비자들이 차를 몰고 가야하는 대형마트 쇼핑을 줄이는 반면 인터넷 비교검색을 통해 싼 상품을 고르고 무료배송이 가능한 사이버쇼핑몰은 인기를 끈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재의 내구연한으로 분류한 소비형태를 봐도 가구나 승용차 등 내구재는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 감소와 자산 디플레이션 등에 영향을 받아 소비를 줄이면서 5.7%나 감소했고 차량용 연료 소비가 줄면서 비내구재 소비도 6.2%가 줄었다.

  
이에 비해 의류 등의 준내구재는 유일하게 2.5% 늘어 그나마 고유가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전반적으로 기름을 덜 쓰고 차도 많이 안사는 방식으로 국민생활을 바꾸고 있다"면서 "하지만 고소득층은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고 중산층 이하에서 소비위축이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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