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으로 5년새 연평균 126개 감소, 작년 1925개 그쳐
일선 사업자 “도시가스 확대정책 폐해, 보상책 마련해야”

[이투뉴스] 국내 석유일반판매소가 경영난으로 매년 100개소 이상 줄어들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와 재개발 등으로 가스난방이 확대되면서 기름보일러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머잖아 석유판매업종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석유일반판매소협회에 따르면 2015년 2527개소이던 국내 석유판매소는 작년 1925개소로 5년새 602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2527개소, 2016년 2409개소, 2017년 2236개소, 2018년 2068개소, 2019년 1925개소까지 줄어드는 등 연평균 125.5개소씩 감소한 것이다.

일선 석유판매소 사업자들은 경영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신도시 조성 및 구도심 재개발 등 도시화에 따른 기름보일러 감소를 들었다. 신도시 등 도시화로 인해 도시가스 개별난방이나 지역난방이 주류를 이루면서 기름보일러용 등유를 판매하는 석유판매소의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에너지통계를 보면 2013년 전국 78.6%였던 국내 도시가스 보급률은 연평균 1.4%씩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8년 84.3%를 기록했다. 또 통계청은 복지실태 보고서를 통해 도시지역 도시가스보일러 보급률이 2013년 69.9%에서 2018년 74.6%로 4.7%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11억3438만리터를 기록했던 일반판매소 석유제품 판매량은 2019년 2억3284만리터(20.5%) 감소한 9억154만리터를 기록했다. 이 중 등유가 2015년 6억3481만리터에서 지난해 5억3974만리터로 9608만리터가 줄었다

경유 판매량 역시 크게 줄었다. 2015년 4억8158만리터에서 작년 3억5178만리터로 1억2980만리터 감소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가짜석유 단속과 함께 건설기계 및 산업용에 대한 판매감소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휘발유 역시 2015년1800만리터에서 1103만리터로 696만리터가 줄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등유, 경유, 휘발유 소비량이 전체적으로 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경영난으로 문닫는 석유판매소가 매년 증가하자 업계는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균형적인 에너지 보급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도시가스 지원정책만 펼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도시가스의 활발한 영역확대로 웬만한 읍이나 면단위 농촌지역까지 도시가스 보급이 증가하고 있어 석유판매소는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여기에  전기장판, 온수메트, 전기난로 등 보조난방기기 사용가구가 증가하는데다 따뜻한 겨울날씨까지 겹쳐 등유판매 감소세를 부추기고 있다. 또 최근에는 정부가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에 LPG연료 공급인프라를 구축하는 마을·군단위 LPG배관망지원 사업까지 벌이자 불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반면 석유일반판매소업계가 요구했던 등유 개별소비세 폐지 및 인하는 관련법안이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여야간 의견이 맞지않아 일몰됐다. 또 LPG배관망 사업반대 및 해당지역 석유판매소 폐업보상 역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석유일반판매소협회 관계자는 "전체 일반판매소 중 250개 내외가 상시휴업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 중 매년 100개소 가량은 폐업하고, 150개소는 경영난에 못이겨 불법사업자에게 이용당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정부가 경제성이 없는 지역까지 가스보급 확대를 꾀하면서 석유판매소 업황이 악화돼 폐업하는 판매소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협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사수와 함께 업체폐업 보상도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