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3) - 위기 & 기회편

석탄은 크게 무연탄과 유연탄으로 나뉜다. 무연탄은 가정용 연료로 쓰였던 연탄이 대표적이며 역청탄과 갈탄을 총칭하는 유연탄은 발전용ㆍ제철용(코크스)ㆍ화학공업 등에 사용된다.

 

예전부터 유연탄과 무연탄은 연기의 유무로 구분돼왔다고 한다. 석탄을 연료로 연소시킬 때 그을음이나 가스가 발생하면 유연탄이고 연탄처럼 태워도 연기가 발생하지 않으면 무연탄이라 불린다.

 

그러나 석탄을 구분하는 기준은 연기가 아니라 탄화 정도다. 국제석탄학회는 석탄을 정의할 때 ‘성분 내에 중량 50% 이상의 탄소분이 함유돼 있고 용적 70% 이상의 탄소분이 함유돼 있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탄화 작용이란 고생대부터 존재했던 식물이 퇴적층에서 오랜 기간 성질이 변해가는 뜻하며 토탄에서 출발해 갈탄, 역청탄, 무연탄, 흑연의 변화 과정을 밟게 된다. 갈탄은 탄소분이 60~75%인 석탄이며, 역청탄 75%~90%, 무연탄 90~97%의 탄소분을 함유하고 있다.

 

대표적 유연탄인 역청탄은 휘발 성분이 많아 연소가 잘되고 발열량이 높아 발전용과 산업용에 두루 쓰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내 부존량이 없어 아쉽게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세계 2위의 석탄 수입국이다. 

 

반면 국내에서 다량 출토되는 무연탄은 휘발성분이 거의 없어 점화가 어렵고 발열량이 적다. 현재 발전용으로 공급되는 무연탄은 정부 보조를 통해 일부 수요를 보장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석탄은 전 세계에 고루 분포돼 있으며 확인된 매장량은 약 1조316억톤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석유생산량의 정점을 향후 25년 이내로 점치고 있는 반면 석탄은 향후 200년 이상을 더 채굴할 수 있는 양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석탄자원이 미래 에너지원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문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온실효과로 전 세계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시대에 한번 사양길로 접어든 석탄산업이 부활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최근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고유가 행진에 뒷전으로 밀려있던 석탄에너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석탄자원이 풍부한 미국과 중국이 고액의 설비문제로 1920년 이래 외면받아 온 석탄액화공장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석탄액화란 고온ㆍ고압 상태서 원료를 분해하고 수소를 첨가해 인조 석유를 짜내는 기술을 말한다. 고운 가루 상태의 석탄을 엄청난 기압에 수소와 함께 끓여내고 이 가스상태의 석탄을 액화시키는 기술이다.

 

애초 석탄 액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이 처음 실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인종차별정책에 직면하자 이를 상용화 해 현재까지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고비용과 환경문제는 석탄액화의 여전한 논쟁거리다.

 

석탄액화 사업은 유가가 배럴당 최저 40달러 이상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대체연료로 경제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기본 인프라를 제외하고도 공장당 1억달러 넘게 소요되는 비용 문제도 액화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환경문제 역시 액화사업이 넘어야 할 산이다. 석탄 액화는 생산과 소비과정에서 석유대비 180%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환경론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석탄협회와 민간사업자들은 2025년까지 석유수요의 10%를 액화석탄으로 생산한다는 목표를 내건 채 정부를 상대로 설득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체에너지 확보와 초고유가 시대를 대비해 석탄액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합성석유연구센터 정헌 센터장은 “경제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석탄액화는 지금처럼 석유가 50달러를 넘을 경우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유가가 다시 하락할 경우를 이유로 도입을 머뭇거릴 형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센터장은 “우리나라처럼 경제력이 뒷받침된다면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를 대비해 에너지믹스체제(대체 연료로 보완이 가능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지금부터 석탄액화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환경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제조과정서 충분히 포집할 수 있는 기술만 확보된다면 석탄액화는 대체연료를 확보하는 친환경적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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