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에 큰 관심…양국은 IT 분야 상호보완관계”

킴 루오토넨 주한 핀란드 대사는 다음 달에 있을 한국-핀란드 정상회담에서 “경제 협력,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안보’, 핀란드의 ‘복지국가 모델’ 및 ‘산학협동 혁신 정책’ 등의 주제가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오토넨 대사는 지난 29일 “2005년에만 핀란드의 한국 수출이 33%, 한국의 핀란드 수출이 59% 정도 증가했다”며 “핀란드는 양국간 경제 협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헬싱키에서 열리는 제 6차 아셈(ASEM.아시아 유럽회의) 회의에 참석하는 노무현(盧武鉉 ) 대통령은 7~8일께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한다. 한국 대통령의 핀란드 방문은 수교 33년만에 처음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음은 루오토넨 대사와 일문일답.

 

- 한-핀란드 두 정상 간의 주요 대화 의제는.

▲할로넨 대통령은 우선 한반도와는 동북아의 상황 및 현안 전반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의견을 들어보길 원한다. 더 크게는 레바논을 비롯한 중동지역에 대한 언급도 할 텐데 핀란드와 한국은 모두 석유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어서 공통으로 ‘에너지 안보’에 관심이 있다. 따라서 에너지 관련된 주제도 의제로 등장할 것이다. 핀란드의 ‘복지국가 모델’도 언급될 것으로 보이며 이 분야에 특히 노 대통령의 관심이 높다고 익히 알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핀란드의 ‘산학협동 혁신 정책’에 흥미를 보이고 있어 이 정책과 관련된 정부기구 및 유관 기관 방문도 추진 중이다.

 

- 양국 관계 현황을 소개하자면.

▲작년부터 양국 간 교역 규모가 부쩍 늘었다. 2003~2004년 기간과 비교했을 때 핀란드의 한국 수출이 33%, 한국의 핀란드 수출이 59% 정도 증가했다.

 

- 북한 핵실험에 대한 핀란드 정부의 입장과 반응은.

▲ 지난 7월 미사일 시험 발사 전 북한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가 유럽을 방문했었을 당시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었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게 확인이 되면 EU가 미사일 때보다 더욱 강경한 톤의 성명을 내게 될 거라고 예상한다.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강력히 지지하는 핀란드 정부는 한반도의 비핵화 및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관련국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핀란드 역시 6자회담이 빨리 속개되길 바라고 있다.

 

- 핀란드는 유엔의 차기 사무총장은 아시아에서 나와야 한다는 입장인가.

▲현재 핀란드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서 ‘주요 선수’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적으로 사무총장 자리가 수반하는 역할에 ‘최적화된 사람을 뽑자’는 생각을 갖고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핀란드는 이 사안이 진행되는 것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으며 할로넨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아시아 출신의 사무총장에 대해 ‘ok’라는 입장이다.

 

- 망명을 희망하는 탈북자들에 대한 핀란드 입장이 있나.

▲최근 태국 등지에서 일어난 탈북자 관련 보도내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아직까지 핀란드에 망명을 요청한 탈북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적 망명과 관련한 EU의 기본정책 기조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과 협력 하에 다룬다’이며 세부적인 자격조건과 지침은 고등판무관이 제시한 것에 준한다.

 

-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은.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는 유럽에서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EU 차원에서 유엔에 이 문제를 의제로 제안한 지 수 년이 흘렀을 정도로 유럽인들도 북한 주민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2004년 북한인권법과 유사한 법안이 EU에서 논의되거나 발의될 지는 모르겠다.

 

- 확산방지구상(PSI)에는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나.

▲핀란드는 PSI 회원국이며 인근 지역에서 실시되는 공동훈련에 직접 참가하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경우 참관하기도 한다.

 

- 한국과 핀란드 모두 IT 강국인데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기 위한 핀란드 쪽 구상은.

▲둘 사이의 관계를 놓고 보자면 한국은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핀란드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발견된다. 많은 핀란드 IT 회사들이 한국제 부품을 공급받아 쓴다. 반면 핀란드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특히 활발하다. 서로에게 ‘고객’인 셈이다. 따라서 이러한 관계를 살려 시장 내에서 뿐만 아니라 시장 외의 영역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

 

- 헬싱키에서 다음 달 10일 개최되는 아셈 정상회의를 소개하자면.

▲이번 아셈 정상회의의 공식 테마는 ‘아셈의 10년, 세계적 도전과 공동의 대응’이다. 회의 창설 10주년을 맞아 아셈 정상회의를 더욱 확대 및 발전시켜 나가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정상회의 의제로 등장했던 안보, 지속가능한 개발, 환경 및 에너지 안보, 문화교류 및 대화, 세계화와 경쟁, ‘디지털 디바이드’ 등의 대응방안과 관련된 논의를 진전시키는 게 중요하다.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경우 결렬돼 더 이상의 진척이 없는 상태라 얼마나 다뤄질 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 이번 회담과 아셈은 핀란드를 새로이 알리는 기회가 될 텐데.

▲핀란드에는 자일리톨, 산타 클로스 마을과 노키아만 있는 게 아니다. 중공업이 발달해 있고 한.핀란드간 제지산업 분야 교역도 상당한 편이다. 한국 교육자들이 ‘핀란드 교육 모델’이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데 대해 큰 관심을 보여와 이들의 요청에 따른 소개 강연도 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핀란드 양국에서 문화 행사도 다채롭게 꾸며졌다. 오는 10월20일까지 전주공장 종이박물관에서 북유럽 종이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종이, 새로운 의미와 소통’이라는 전시회가 열리는 등 다양한 행사가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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