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한 50개 정책과제들을 제시했다. 이들 50개 과제는 성장동력 확충, 인적자원 고도화, 사회복지 선진화, 사회적 자본 확충, 능동적 세계화 등 5개 전략의 카테고리로 구분돼 있다.
장병완 기획예산처장관은 3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위원, 민간 전문가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전 2030 보고회의’에서 ‘비전 2030-함께 가는 희망 한국’이라는 중장기비전 보고서를 제시했다.

 

◇ 인적자원 고도화…경쟁력의 핵심
정부는 인적자본이 국제경쟁에서의 생존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교육방식으로는 체계적인 인적자원 개발이 미흡하다는 판단이다.

기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높고 대학교육의 국제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으며 청년 인적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교육개혁 차원에서 국립대학의 통폐합.특수법인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2010년까지 서울대ㆍ울산국립대ㆍ인천시립대 등 5개안팎의 대학을 법인화하고 2009년까지 국립대학 입학정원을 기존의 8만3000명에서 7만10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현행 학제는 노동시장, 국제환경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초ㆍ중ㆍ고교 수업연한을 ‘5-3-4제’나 ‘6-4-2’제로 조정하고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내리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청년고용을 위해 취학ㆍ입대연령 하향조정, 학제개편 등을 검토하고 학위ㆍ자격이 국제사회 통용성을 높이기 위해 가을학기제 도입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아울러 복지ㆍ교육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권한을 확대키로 했다. 복지투자를 확대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주는 교부세를 늘리고 일반-교육자치 연계강화를 통해 지자체의 초중등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강화키로 했다.

 

이외에 외국에 남아있는 한국의 인재들이 국내에 들어오도록 글로벌 인력관리체제 구축하고 인센티브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 사회복지 선진화…복지는 투자다
정부는 복지가 제대로 이뤄져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복지를 단순한 소비의 개념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국민연금을 개혁하지 않으면 오는 2036년에 적자로 돌아서고 2047년에는 기금 고갈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공무원연금은 93년부터, 군인연금은 73년부터 적자상태에 빠졌고 공무원ㆍ군인연금의 정부보전액은 작년에 1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사학연금은 2020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2026년에 기금의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하반기중 국민연금의 개혁을 완료하고 공무원ㆍ사학ㆍ군인연금은 특수성 등을 감안해 개혁안을 마련키로 했다.

 

건강보험의 경우 고령화 진전으로 인해 공공의료비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행 행위별 수가제, 네거티브방식의 약제관리로는 합리적 관리가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출효율화로 국민부담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국공립병원부터 포괄수가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올해 포지티브방식에 의한 약제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건강보험공단의 소규모 지사는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교육 양극화와 사교육비 문제 해결을 위해 방과후 학교 활성화를 꾀해 5년안에 사교육을 학교안으로 흡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의료급여 지출을 적정수준으로 유도하기 위해 주치의제도를 도입하고 의료급여 외래환자의 본인부담금 부과를 통해 과잉진료를 억제키로 했다. 주치의 제도는 아프다는 이유로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는 이른바 ‘의료쇼핑’을 막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아울러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현행 통합급여 방식을 생계급여.의료급여.주거급여.교육급여 등으로 나누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 성장동력 확충…경쟁원리 강화
60년대 이후에는 요소투입과 수출ㆍ제조업 위주의 정책이 진행됐고 90년대 들어서는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대표산업에 대한 지원이 집중됐으나 이런 정책들로는 더이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2000년대 이후 경쟁국간의 기술격차 축소 등으로 주력산업들의 경쟁력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술혁신을 통해 성장원천을 확보하는 한편, 고부부가치를 창출하는 부품소재.문화.서비스.신성장산업을 발굴키로 했다.

서비스 산업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생산비중을 2005년 56%에서 2030년 66%로 확대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통신ㆍ금융ㆍ광고 등 지식기반서비스 업종의 대형화.전문화를 유도하고 교육ㆍ의료 등 사회서비스분야도 대외개방과 함께 경쟁원리를 도입하고 관광ㆍ문화ㆍ레저산업의 고급화ㆍ다양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지난 2003년에 선정한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외에 기계ㆍ정밀화학ㆍ농생명산업 등을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방식은 기존의 융자 등 금융지원에서 벗어나 경영컨설팅, 기술인력 양성 등 콘텐츠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 사회적 자본 확충, 능동적 세계화
사회적 자본도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안정과 신뢰가 정착돼야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고 투자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방개혁을 통해 병력위주의 군 구조를 정보중심의 기술집약형 구조로 바꾸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상비군을 2005년 68만1000명에서 2020년에는 50만명으로 줄이고 정보ㆍ감시 능력 강화로 육.해.공군의 균형발전을 꾀하기로 했다. 국방관리에서는 아웃소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법제도에서는 국선변호인대상을 확대하고 공판중심주의, 법학전문대학원, 국민참여재판(배심원)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능동적 세계화 차원에서는 전략적인 외국인 활용을 위해 외국인 전문인력 확보에 노력하기로 했다. 현재 외국인 전문인력은 전체 외국인산업인력 16만6000명의 14%인 2만4000명에 불과한 상태다. 정부는 또 단순기능 인력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제한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말까지 외국인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총괄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남북경제 공동체 형성을 위해 개성공단, 철도-도로 연결, 금강산산업 등 3대 경협사업의 내실화를 꾀하고 농업ㆍSOCㆍ에너지 등 남북 모두 산업연관효과가 높은 부분으로 경협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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