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카스너' 미 에너지부 차관보

미국 정부가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골자로 한 새 에너지법을 최근 마련했다. 연간 수천억달러에 이르는 해외 석유 수입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번에 공개된 에너지법은 청정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의무사항을 담고 있다. 자동차 업계 등 업계에 큰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됐다.

 

이 에너지법의 골격을 만든 이가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부(DOE) 산하 에너지 고효율과 재생에너지 차관보인 알렉산더 카스너(40)다. 포춘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에너지관을 들어봤다.

 

카스너 차관보는 "새롭게 발표된 에너지법은 기업들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며 "이는 좋은 현상이다"고 말했다.

 

기존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에 의존한 업계의 기본 틀을 바꿀 수 있는 기회로 본다는 의미다.

 

그는 이 법이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재생에너지를 육성하고 해외 석유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초 부시 행정부에 합류한 카스너 차관보는 청정에너지 의제를 계속 밀어부쳐 왔다. 그는 "이 법은 규모와 범위, 시간을 넘어서 역사적인 사건이다"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법이 자동차 업계와 농촌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법에 따르면 2020년 생산되는 자동차는 평균 갤론당 35마일을 달려야 한다. 이는 현재 도요타의 프리우스나 혼다의 시빅과 같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나 적용 가능한 수치다. 연비를 현재보다 40% 정도 높여야 한다.

 

에디슨이 1880년대 개발한 백열등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건물과 가전제품은 에너지 효율 표준을 지켜야 한다.

 

아울러 온실가스 저감을 회피해 온 발전소들이 청정석탄기술을 도입하거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대출을 보증할 계획이다.


에탄올 생산량은 2007년 600만갤런에서 2022년 3600만갤런으로 늘어난다. 2022년 생산량 가운데 2100만갤런은 옥수수가 아닌 풀ㆍ나무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미국의 주요 식량인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는 데 따른 조치다.

카스너 차관보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업계를 위한 세금 공제를 지지했으나 이번에 발표된 에너지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석유산업 세금 공제로부터 생기는 이익과 연결됐기 때문이다.

 

카스너 차관보는 청정에너지에 대한 수요를 '도덕적 명령'이라고 불렀다. 그는 시장이 변화하도록 자극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장기적인 에너지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소와 다양한 기구의 변화도 요구했다.

 

카스너 차관보는 이번에 통과된 에너지법에서 색다른 의미를 찾았다. 공화당과 민주당 연합이 한뜻으로 큰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수 개월간의 로비와 법적 논쟁 끝에 도출된 이 법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하지만 현재 업계나 환경단체로부터 상당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에서의 근무 시간은 짧았으나 공화당원인 카스너 차관보는 공화당과 민주당, 기업과 환경단체 사이에서 에너지에 대한 핵심 이슈에 접근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그의 관심은 젊은 시절부터 시작됐다.

 

공군요원의 아들로 태어난 카스너 차관보는 홍콩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10년 이상 해외에서 지냈다. 모로코의 풍력발전소 개발과 파키스탄의 발전소 개발에 참여했다.

 

신혼여행을 남극대륙으로 다녀온 그는 미국 과학 기지에 고효율 제품뿐 아니라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육성할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올해 17억달러 이상을 에너지효율과 재생에너지부 예산으로 확보한 그는 청정에너지 육성을 위한 보조금을 확대했다.

 

그의 노력으로 바이오연료와 태양광발전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와 개발에 대한 외부 기금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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