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남북전력사업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있었다.

지난 6월 22일 개성공단 전력공급을 위한 송전선로 및 평화변전소 준공과 함께 10월2일에는 제 2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개최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오전 8시 전용차량으로 청와대를 나선 지 1시간만에 군사분계선 앞 약 30m 지점에 도착해 권양숙 여사와 함께 국가 원수로는 처음으로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통과했다.

역사적인 이 장면은 국내 방송은 물론 CNN, CCTV 등 외신들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로 생방송했다.

노 대통령 일행은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통과한 뒤 12시께 평양 장경동에 위치한 4.25문화회관에 무개차량으로 도착,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 내외를 직접 영접하며 손을 맞잡는 장면은 아직도 온 국민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다.

남북 정상은 남과 북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등 남북공동선언문도 채택됐다.

그러나 대북사업은 워낙 민감한 변수들이 존재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번 정상회담도 수차례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 성사됐다.

지난 주에는 참여정부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를 이끌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제 17대 대통령선거가 있었다.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이명박 후보가 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남북 사업은 국가 정책의 향방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실용정부’를 표방한 새 정부의 대북관계 노선은 향후 남북경협의 중요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같은 이유로 북한 주민들 역시 남측의 대통령선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12월11일 북한 개성을 방문한 기자는 북한 관계자가 남측 대통령선거에 어느 후보가 유력한 지 물어온 사례를 여러 번 경험했다.

이전 9월에 방북했을 때도 북측 관계자들이 남측 대통령선거에 큰 관심을 보였다.

대통령의 정책 노선에 따라 남북경협 사업이 큰 변화를 맞게 된다는 것을 북측 관계자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남북관계 만이 아니다.

대통령은 총리 등 공직자의 임면권(任免權)을 갖는 정부 내 최고 인사권자로 엄청난 지각변동도 예고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정기인사가 일찍 단행된 것도 대선과 무관치 않다는 소문도 그래서 흘러나온 것이다.
현행법상 대통령이 임면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직은 최소 6000개가 넘는다.

각부처 장ㆍ차관 등 정무직 142개, 3급 이상 공무원 1822명, 헌법기관인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 14명,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 등 9명, 선관위원 3명 등 26명에 대해서도 직접 임명할 수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 한전 등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사장과 감사, 한국은행 총재와 서울대학병원장 등 149개자리에 대해서도 임명권을 갖는다.

이명박 당선자는 24일 인수위원장 발표와 함께 본격적인 정권 인수작업에 들어간다.

아무쪼록 이 당선자와 향후 그를 보필할 참모들의 바른 혜안(慧眼)으로 남북경협사업과 임면권을 바르게 행사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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