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기술화 계획이 애매하다. 근거가 있어서 선정된 것인가."

 

수소ㆍ연료전지사업단이 최근 실무협의회 관계자를 불러모은 자리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사업단은 2008년도 수소와 연료전지 분야 기술 연구개발 과제를 검증하기 위한 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업단이 도출한 7개 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발표됐다.

 

한 참석자는 이날 "일곱개 과제에 대해 사람들이 코멘트(의견)를 달기 어려울 것이다"며 "과제가 어떻게 검토되고 선정됐는지 근거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 로드맵상 각 과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밑그림 없이 세부추진 계획만 두서없이 나열되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다.

 

연구개발의 최종 목표는 국산화다. 하지만 몇몇 참석자들이 우려했듯이 핵심 소재기술의 뒷받침 없이 연구비가 몇개 과제에 집중된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연료전지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종속을 당하게 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말 현재 수소ㆍ연료전지 분야 기술 국산화율은 46~64%다. 2003년에 비해 약 15% 증가했다. 태양광이나 풍력의 국산화 증가율보다 높았다. 하지만 여전히 국산화율은 절반을 약간 상회하거나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료전지 산업 창출과 국산화라는 대명제를 달성키 위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관계자는 기업간 컨소시엄에 대한 의견을 제안했다. 그는 "대형업체와 모든 것을 공개하고 손을 잡으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의 기초가 되는 기술 연구에 최선의 노력을 집중한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는 연료전지 산업의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업단에 따르면 이날 실무협의회는 과제에 대해 처음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다. 지난달 29일 열린 운영위원회에 이어 에너지관리공단, 산업자원부 등 여러 단계를 거쳐 과제가 검토될 예정이다. 최종 결정안은 이달 나온다.

 

지난해 연 800억원이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에 투자됐다. 투자액은 매해 증가했다. 연구 과제를 선정하는 작은 것에서부터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합의를 이끌어 수 백억원에 달하는 돈을 헛되게 쓰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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