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보고' 유전ㆍ에탄올 개발 성장동력원/신재생에너지 보급률 40.7%…'바이오 선진국'

"신이 브라질의 손을 들었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자국내 해역에서 대형 해저 유전이 발견되자 이같이 외쳤다.

 

오일머니가 한 나라의 경제를 무서운 속도로 일으키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브라질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우리나라보다 세 단계 높은 세계 10위였다. 2004년 14위에서 4단계나 껑충 뛰어오른 셈이다.

 

유전 개발이 브라질의 경제에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세계 10대 산유국으로 부상=

브라질 산토스 만 해저층에서 발견된 이 유전은 50억~80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2000년 카자흐스탄 유전에서 120억배럴이 발견된 이후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이다. 투피(Tupi)라는 이름이 임시로 붙여진 이 유전으로 브라질의 석유 매장량은 현재 144억배럴에서 약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유전은 룰라 대통령이 최우선 과제로 '에너지 개발 확대'를 공표한 이후 수확한 첫 열매다.

 

투피를 기반으로 브라질의 현재 석유 보유량은 세계 17위에서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피 유전과 유사한 대형 유전이 다수 발견될 경우 브라질은 700억~1000억배럴의 석유를 보유하게 된다. 세계 10대 산유국 대열로 확실하게 발돋움하게 된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유전 발견을 계기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가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과 선진 8개국 회의(G8) 가입도 추진 중이다. 대형 유전 하나가 브라질의 위상을 바꿔놓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룰라 대통령은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를 앞세워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일부 아프리카에서도 활발한 에너지 개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에탄올 생산국가=

브라질은 사탕수수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연료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40.7%에 이른다. 룰라 대통령이 꾸준히 추진한 바이오연료 보급 정책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룰라 대통령은 2010년부터 디젤 연료에 바이오 디젤 5%를 의무적으로 혼합 사용하도록 할 방침을 세웠다. 브라질 정부는 실효성이 입증된 바이오 에너지 생산계획에 대해서는 개발 및 생산 과정에 필요한 비용의 90%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조만간 전액 확대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브라질은 지난 30년 동안 석유 대체연료로 에탄올 개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정부의 이러한 지원에 탄력을 받아 브라질 길거리를 활보하는 자동차 10대 중 2대는 바이오 자동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쯤 되면 브라질을 바이오 에너지의 선진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라질에서 바이오에탄올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가장 저렴한 에탄올 원료인 사탕수수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세계 1위 사탕수수 생산국이다. 미국산 에탄올은 옥수수에서 추출하는데 생산비용이 브라질보다 30% 이상 높다. 대미 수출에 가속페달을 밟기 위해 룰라 대통령은 반미 감정을 낮추고 대신 손을 잡았다. 국가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정치 성향을 시장주의로 바꾸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걸었다. 2006년 브라질은 172억리터의 에탄올을 생산해 전세계 생산량의 36%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어난 룰라 대통령이 바이오연료 개발에 초점을 둔 것은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바이오 연료 생산업체들은 농민들과 10년 계약을 맺어 수매를 보장하는 등 바이오연료 공급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이들이 사들이는 바이오연료의 원료에 농민에게 직접 구매했다는 인증을 붙여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수요도 늘리는 효과를 보았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1945년 브라질의 가난한 농부의 8번째 아들로 태어나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다. 어릴때부터 금속공장에서 선반공으로 일했다. 첫번째 부인이 출산도중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그는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1975년 브라질 최고의 노동조합인 철강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됐다. 1980년 정치 단체인 '브라질 노동당'을 창설했다. 2002년 룰라는 대폭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3년 1월 대통령 취임 당시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는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브라질의 경제를 바로 잡기 위해 7개월간의 강력한 재정정책을 실시하고 공무원의 부패를 엄격하게 단속했다. 또 공무원의 연금을 파격적으로 낮추면서 불필요한 사회비용을 줄였다. 그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기아퇴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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