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O업계 변해야 산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의 개정으로 형성되는 시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할 부분은 바로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ESCO업체들이 국내 에너지절약시장을 주도하면서 에너지절약을 앞장서 유도해왔으며, 전문적인 시각에서 에너지 진단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잊지 말아야 할 뼈아픈 진실이 숨어있다.

170여개가 넘는 ESCO 업체들 중 단 한번만이라도 에너지진단 또는 에너지절약기기 설치 실적을 보유한 업체는 불과 30~40여개 뿐이다. 이 기업들 중에서도 사업장의 공정 전체를 총체적으로 진단함으로써 다양한 에너지절감 방안을 도출해내는 기업은 매우 적다.

 

자사에서 생산하거나 또는 자사에서 공급하기 쉬운 몇몇 종류의 에너지절약기기를 설치할 장소를 찾는 것이, 그리고 그 곳에 기기를 설치하는 것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일한 기기를 취급하는 기업간의 경쟁은 심해지고, 시장은 혼탁해지는 결과를 초래해 급기야는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시장을 떠나야만 하는 아픔을 겪게 되어 온 것이다.

 

이제 시장이 만들어졌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시장은 에너지절약기기 설치시장이 아니라 에너지진단시장이라는 것이다.

 

진단을 통해 절약기기를 설치하게 되니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으나, 그 본질은 전혀 다르다. 진단은 진단을 하기 위한 실력이 없으면 절대 시작할 수 없다. 몇몇 업체는 이미 몇년 전부터 진단에 주력하면서 꾸준히 그 실력과 명성을 쌓아온 곳도 있다. 시장은 이러한 준비된 기업에게 그 기회를 제공해준다.

 

이제 시작되는 시장에서 아직까지 누구에게도 기득권이란 없다. 그런 의미에서 ESCO기업들이 기존의 사업방식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방법론을 터득하는 노력을 해간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제부터 열리는 진단시장은 지금까지 수행되어 왔던 진단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진단을 수행해야 하는 기업(이를 "진단전문기관"이라 한다)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처럼 여러 업종, 수많은 사업장들을 목표로 해서는 안된다. 즉, 진단 실력을 갖추는데 있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진단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전문분야를 선정하고, 전문성을 집중 육성하여 대표성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진단시장은 피진단사업장에서 진단수행기관을 선정하게 된다.

 

즉,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자신있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나만의 작품이 필요하다. 그러기엔 전문화가 필요하다. 전주에 가면 전주비빔밥이 유명하듯이 에너지다소비업종의 분야별로 가장 자신있는 진단분야를 만들어 내야 한다.

 

백화점에서 전문점으로 탈바꿈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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