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ㆍ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개혁' 주도

11억 인구를 바탕으로 아시아 경제의 고성장을 이끌고 있는 나라, 인도가 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있다.

 

인도는 2003년 이후 3년 연속 평균 8%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도는 에너지 수급난에 봉착했다. 현재 인도는 자국내 원유 소비량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석유 저장량은 세계 저장량의 0.3%수준으로 자국 에너지 수요에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에너지 확보가 인도 경제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자국의 에너지 확보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미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전방위 외교를 펼치고 있는 것. 그는 특히 석유와 가스량의 한계를 인식, 원자력과 신ㆍ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 개혁에 성공한 싱 총리가 에너지 개혁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원자력 에너지는 인도의 에너지 안보 전략을 위해 필수"

 

인도는 미국과 원자력협력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인도 좌파 정당은 이를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만모한 싱 총리가 반대세력을 설득하기 위해 지난 월요일 남부 델리에 설립된 간디 기념관 설립 축하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더 힌두>온라인판이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그는 "모든 정치적 정당이 에너지 안보 전략을 추진하는 국가적 정책을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능력을 갖춰야 하며 어떤 정부도 이러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 총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자력에너지와 태양에너지가 우리 에너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며 "우리 정부는 원자력에너지 개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싱 총리는 미국을 방문,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미가입국인 인도에 대해 예외적으로 민수용 핵기술과 연료를 공급할 것을 합의한 바 있다. 또 지난 3월 부시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 원자력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양국의 원자력 협력협정 체결로 제네럴 일렉트릭(GE)과 같은 미국 대기업이 인도에서 원자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인도는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 이란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수입에 따른 비용도 감소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ㆍ러시아와도 협력= 싱 총리는 아베 일본 총리와 긴밀한 에너지 협력을 맺고 있다. 양국 총리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두 총리는 에너지 부문 협력을 위한 운영위원회 설립에 합의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사할린 석유개발 사업을 통해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도는 사할린-1 프로젝트의 지분을 확보, 원유를 자국내로 도입했다. 이같은 협력은 구(舊)소련시절 인도의 정제시설 건설을 지원하는 등 협력 관계가 긴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재생에너지 선진국으로 부상= 만모한 싱 총리는 이날 축하연에서 "만약 우리가 10% 성장률을 목표로 한다면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해야만 한다"며 "급증하는 인도의 에너지 수요를 석유와 가스만으로 충족할 수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입산 원유 값이 오르는 것을 강조하며 "우리 경제에 석유 수입은 견딜 수 없는 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싱 총리는 인도가 풍부한 태양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생에너지가 빠른 시일내에 인도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태양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 연구와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며 " 빠른 시일내에 대량의 태양에너지와 같은 재생에너지를 일반인에게까지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이미 재생에너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세계에서 5번째로 큰 풍력 생산국으로 포함되면서다. 인도 정부는 풍력발전에 대한 세금 감면과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은 향후 5년 안에 인도의 풍력발전량이 두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모드 싱 총리는 누구= 1932년 9월 26일 펀잡(현재 파키스탄 땅)에서 태어났다. 펀잡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57년 영국으로 넘어가 캠브리지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옥스포드 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쯤되면 인도에서 교육을 가장 많이 받은 총리로 통할 만하다. 그의 첫 근무지는 국제통화기금(IMF)이다. 싱 총리는 그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1991년 재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인도의 경제 개혁을 주도했다. 그는 2004년 5월 인도의 14번째 총리로 선출되면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싱 총리는 현재 인도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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