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어린시절 극복 '40세 이하 부자' 세계 4위

세계 4위 석유회사 시브네프티 회장, 러시아 극동부 추코트 주지사, 영국 프리미어그 축구팀 첼시 구단주, 텔레비전 방송국 소유주...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대명사들이다. 현 첼시의 구단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로만 아브라모비치(40ㆍ사진)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조명해 본다.

 

◆불우한 어린시절…에너지사업으로 '인생역전'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법학 대학을 중퇴한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1990년대 초 석유 사업에 손을 대면서 러시아 올리가르히(소련 붕괴 후 급부상한 부자)로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즈음 그는 당시 러시아 극동 최북단에 위치한 추코트 주(州)의 시추권을 따게 된다. 그는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에게 시추권을 일정지분을 받고 넘긴 후 석유 사업에 함께 협력하기 시작했다. 이후 약 5년 뒤 1996년 30세의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최대 정유회사인 '시브네프티'를 세웠다.

 

◆정치 참여…푸틴과 대립

 

1999년 로만은 추코트 주지사 선거에서 큰 지지를 얻고 당선됐다. 그는 추코트 주에 개인 자산으로 호텔과 병원을 세우며 자선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2000년 푸틴이 집권하면서 그에게도 위기가 닥쳤다. 로비로 시추권을 얻어낸 러시아 재벌을 푸틴 정부가 가려내기 시작한 것. 로만과 협력사업을 하던 베레조프스키는 옐친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푸틴의 눈을 피해 영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로만에게 석유와 알루미늄 사업, 방송국 지분을 주고 떠났다.

 

갑자기 재산이 늘어난 로만은 러시아 최대석유회사였던 유스코를 시브네프트와 합병했다. 유스코의 시베리아 전체 석유 시추권과 천연가스 개발ㆍ소유권을 동시에 갖게 됐다. <타임스>는 지난해 그의 재산을 63억달러로 추정했다.  미 경제지<포천>이 발표한 '전 세계 40세 이하 부자'에서 그는 4위에 올랐으며 <포브스>에서도 세계 손꼽히는 부자 50명 가운데 한사람으로 꼽혔다.

 

2005년 가을 로만은 시브네프르를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에 팔았다. 그는 시브네프트의 지분 72.6%를 가즈프롬에 130억달러에 넘겼다. 또 블라드미르 푸틴에게 추코트 주지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팀 구단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로만의 손이 어디로 뻗어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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