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에너지 절약으로 ‘에너지 짠순이’ 등극

현대판 자린고비 ‘에너지 짠순이’ 주부가 탄생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이사장 김균섭)이 만든 ‘에너지사랑방’을 통해 올해의 1호 ‘에너지짠순이’로 탄생한 사람은 정춘경(46ㆍ주부ㆍ경기도 군포시)씨.

 

에너지사랑방은 인터넷을 통해 에너지 절약의 지혜를 나누는 곳으로, 지난 7월 한달동안 ‘e-짠돌이 짠순이 선발 이벤트’를 열어 정춘경씨를 최우수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의 에너지 실천을 들어보자.

 

경기도 군포시 광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남편과 고등학생인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주부 정씨. 그는 올 해 46세로 결혼 생활 20년차 베테랑 주부다.

 

1997년 외환위기사태가 터지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에너지 절약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정씨는 “IMF 이후 갑자기 모든 것을 줄여서 써야 했기에 (에너지 절약에) 더욱 관심을 가졌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에너지 절약 노하우는 무엇일까. “전구가 여러 개 있는 전등은 전구를 한 개만 남기고 빼놓습니다. 전기 스위치는 어디에 사용하는 스위치라고 써 놓았는데 이유는 손님들이 모르고 다른 스위치를 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죠. 평상시 냉장고나 김치냉장고 안을 잘 정리합니다. 두 칸으로 나뉜 김치냉장고의 경우 한 칸만 사용할 수 있어 전기 소비를 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이 몸에 밴 정씨의 생활은 곧 절약이다. 화장실 변기 물통엔 페트병 두 개를 넣어 물 씀씀이를 줄이고, 빨래는 모아서 하는 것이 기본이다. 선풍기를 사용할 땐 타이머를 사용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아무리 더운 여름철에도 에어컨을 사용한 적이 없다.

 

“여름 철 실내온도는 28도에 맞춰 그냥 덥지 않게 생활하고, 아이들 공부방 빼고는 전체적으로 좀 어둡게 생활하는 게 우리집 모습이에요. 그래도 아낄 게 너무 많은 것이 에너지 절약 같아요.”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잔소리가 많아졌다고 한다.

 

“절약에 대해서 알게 되니까 남의 집에 가서도 잔소리를 하게 되더군요. 겨울에 난방이 심한 집에 가면 나도 모르게 온도를 낮추라고 말하지요.”

 

처음 에너지 절약을 시작할 땐 가족들이 그의 잔소리에 불편해 했지만, 지금은 가족 모두가 알아서 잘한다고 한다. 이젠 남편이 정씨보다 더 알뜰해 오히려 더 많은 잔소리를 해댈 정도다.

 

경제적으로 생활비 만원이라도 줄일 수 있을 때 가장 기쁘단다. “어쩌면 주위에서 안쓰럽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알뜰하게 사는 것이 지혜로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 아닐까 해요. 전기료만 따져보면 한 달에 2만~3만원 정도 절약할 수 있거든요.”

 

평범한 주부지만 9년 동안 에너지 절약을 실천했던 기억을 담담하게 글로 남긴 것이 선정돼 1호 ‘에너지 짠순이’가 된 정씨. 에너지 절약은 작은 실천일지 모르지만 그 효과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말이 고유가 시대에 큰 교훈이 된다.

 

“에너지 절약은 나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을 위해서도 꼭해야 하는 것입니다. 절약과 함께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 주고 싶으면 당장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보세요. 나의 작은 정성이 모여 얼굴도 모르는 나의 후손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살고 간 흔적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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