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사들의 해외 연수가 최근 신문 1면을 장식했다.

 

감사 혁신 포럼 명목으로 관광 여행을 간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예산 낭비를 감시하는 감사가 '놀기 위해' 남미까지 날아갔다.

 

이들은 유럽이나 미국 등엔 한번 이상씩 다녀와 선진시스템이 거의 없는 남미로 선진시스템을 배우러(?) 갔다. 목적과 목적지가 다르다. 애초부터 감사가 감사받아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브라질 이과수 폭포는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관광지다. 더욱이 브라질은 아직 선진시스템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나라이다. '혁신포럼'이 목적이 아님을 누구라도 금세 알 수 있다. 고위급 임원의 도덕적 불감증이 여실히 드러나는 사건이었다.

 

18일 에너지ㆍ자원기술 국제협력을 위한 워크숍이 서울 강남 노보텔호텔에서 열렸다. 에너지관리공단,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의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이 한데 모였다. 이날 워크숍은 국제에너지기구(IEA)산하 실무위원회 참석안과 참석할 경우 얻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위원회는 거의 외국에서 열린다. 참가 경비 역시 전액 정부가 지원한다.

 

41개의 IEA 실무위원회는 국내 학회와 성격이 다르다. 정책적으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해외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 고민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아무나 참석해 '꿔다 논 보릿자루'가 돼서는 안된다. 꼭 필요한 사람이 가서,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활동을 펼쳐야 한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꼭 필요한 사람이 가서 'face to face(얼굴을 맞대)'를 통해 해외 실무자로부터 유익한 정보를 얻어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위원회 참석 기간이나 내용이 중복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돈은 모두 국민의 '혈세'다. 한 푼이라도 낭비되는 요소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현재 산발적으로 지원되고 있는 국제 프로그램을 총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목상 혹은 정부가 돈을 대주니까 의례적으로 참가해서는 안된다. '혈세'를 쓰는 만큼 국제 에너지 연구와 산업, 국제정책 등 활발한 교류를 통해 국내 정책 입안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폄으로써 에너지복지로 국민에게 되돌려춰야 하는 의무가 실무위원회 참석자들에게 주어져 있다. 

국민들의 공기업 예산 낭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과수 폭포'만 보고 오는 일이 아니라 에너지 협력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을 펼칠 것을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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