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에서 경제부흥 동반자로 美와 협력 '선회'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부르기도 기억하기도 어려운 이름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그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넓은 땅을 가진, 경제 규모 세계 12위를 자랑하는 브라질의 대통령이라고 널리 알려졌다. 지구 반대편까지 알려질 만큼 그의 활동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룰라 대통령(62)은 빈부격차와 사회적 불평등 개선을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았다. 그는 빈곤율을 낮추고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바이오에탄올'을 전략화했다. 반미 감정을 낮추고 에너지 대 소비국인 미국과 손을 잡았다. 바이오에탄올 수출을 위해서다. 브라질은 세계 1위 사탕수수 생산국으로서 자국내 바이오에탄올 보급도 활성화 돼 있다. 바이오에탄올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40%에 육박한다.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가능한 이야기다. 룰라 대통령은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바이오 에너지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풍부한 에탄올 자원으로 미국과 협력=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 최초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다. 첫 좌파 출신이기도 하다. 룰라 대통령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철강공장 금속 노동자로 근무했다. 1969년 그의 부인이 산업재해인 결핵에 걸렸으나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사망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노동운동에 참여했다. 1975년 브라질 철강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됐으며 1980년 정치 단체인 브라질 노동당을 창설했다. 룰라 대통령은 2002년 3전4기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2년 대선 당시 룰라 대통령은 극좌파에서 중도좌파로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미 성향이 강하던 룰라 대통령은 미국을 동반자 관계로 시각을 바꿨다.  

 

룰라 대통령은 2006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이때부터 미국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에탄올 협력 확대에 전격 합의하기도 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반미 산유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차원에서 세계 1위 에탄올 수출국인 브라질과 손을 잡았다.

 

브라질은 바이오에탄올 사업 전략화로 농촌 빈민의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올렸다고 보고 있다. 또 향후 외국으로 에탄올 수출이 확대되면 브라질의 경제는 더욱 부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의 이러한 실용적 정책에 대한 인기는 50%를 웃도는 그의 지지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남미 국가공동체 12개국 에너지 정상회담에서 바이오 에너지 대량생산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체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경제 성장, 빈곤퇴치와 사회불균형에 대한 해결책을 제기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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