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맞아 가벼워야 기름 덜 들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자동차의 중량도  '마이카'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의 중량을 1% 가볍게 할 경우 연비는 0.5~0.6%  개선되는 만큼 연비를 향상시키는 차원에서 각 업체마다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신소재 개발 및 군살 빼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국산차 보다 수입차에서 경량화의 사례를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통상 경량화를 실현하기 위한 신소재의 값이 워낙 고가인 까닭에 소위 '대중차'  보다는 '고급차'에 경량화 소재들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아우디의 경우에는 1993년 일체형 알루미늄 차체 기술인 ASF를 개발,  이듬해부터 최고급 모델인 A8에 적용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가벼우면서도  강성이  뛰어나고 부식에 강해 항공기를 만드는 주 재료로 쓰인다.

A8의 경우 차체 자체가 100% 알루미늄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차체의 강성은 높아지는 반면 무게는 동급 차종에 비해 최고 50% 이상 적게 나가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성능을 극대화시킨다는 게 아우디측의 설명이다.

아우디 보다는 다소 늦었지만 재규어의 경우에도 2000년 초반 프래그십 모델인 뉴XJ를 출시하면서 기존의 강철 차체를 100% 알루미늄 차체로 바꿨다. 이로써  뉴XJ는 기존 XJ와 비교할 때 40% 가량을 감량할 수 있었다.

재규어는 또한 100% 알루미늄 차체를 도입하면서 기존의 용접기술이 아닌  항공기에 적용되는 리벳본딩(Rivet Bonding) 방식으로 접합, 강도를 이전 모델에 비해 60% 향상시켰다고 소개했다.

아우디나 재규어처럼 전체 차체는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 알루미늄을 이용하는 차들도 늘고 있다.

현대차의 에쿠스도 2003년말 신형 에쿠스를 출시하면서 트렁크 부분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6.6㎏ 감량에 성공했고, 캐딜락과 사브는 후드와 뒷문 등에 알루미늄을, 인피니티의 M35와 M45 모델은 4개 도어와 후드 및 트렁크에 알루미늄 합금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차 전체 중량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엔진도 중요 '다이어트 부위'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 국내에 출시된 혼다의 고급 세단 레전드는 엔진 일부에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을 적용, 경량화와 동시에 '작은 엔진'으로 태어났으며, 차체 곳곳이  경량합금 소재로 제작돼 기존 재질과 비교할 때 151㎏ 가벼워졌다.

또한 볼보는 엔진블록과 실린더 헤드를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길이 754mm, 넓이 635mm, 무게 190㎏의 '작은 엔진'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높은 연비효율성까지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푸조의 경우에는 V6 2.7HDi의 엔진블록을 그래파이트(석묵, 흑연) 주철로  만들어 그 무게를 199kg으로 줄였다. 기존 디젤 엔진보다 훨씬 가볍고 V6 3.0 가솔린 엔진보다 약 15kg 밖에 더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인피니티 M45, FX45, Q45에 적용된 V8 엔진은 가벼우면서도  강한  티타늄 밸브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차량 경량화의 최대 문제는 가격"이라며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은 고급 차량, 스포츠 세단 등 가격 보다 성능이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차종에 신소재들을 우선 적용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신소재를 만들어내는데 각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트렁크를 비우거나 평소 쓰지 않는 짐들을 치우는 것만으로도 신소재 적용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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