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소극적 태도…시민단체ㆍ업체 '보급확대' 주장


전력소비의 급격한 증가로 잦은 정전사태가 연이어 발생하자 시민단체는 정전 예방책의 일환으로 고효율변압기 확대 보급을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와 보급사업 위탁업체인 한국전력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먼저 포문을 연쪽은 시민단체인 에너지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 시민연대는 지난 10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최근 자주 발생하는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고효율변압기(아몰퍼스변압기)확대 보급을 주장하며, 확대 보급이 되지 않는 근본원인을 정부와 보급사업 위탁업체인 한전에 있다고 지적했다.

 

석광훈 시민연대 정책위원은 "한전은 전력판매가 감소할까봐 효율개선사업에 매우 소극적"이라며 "원래 한전과 에너지관리공단이 보급사업 위탁을 경쟁하려고 했는데 정부에서 한전쪽으로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효율변압기 보급 판매를 한전에 위탁한 것에 대해 "담배 가게 주인에게 금연 캠페인을 시키는 격"이라며 "고효율변압기 보급 판매를 한전 독점이 아니라 에너지관리공단과 경쟁체재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전 유재홍 과장은 "도입 초기부터 잘 진행되는게 어딨냐"며 "꾸준한 홍보단계를 거치다 보면 차차 보급이 늘어나기 마련"이라고 해명했다.

유과장은 배전수익(전기판매 수익) 때문에 한전이 고효율변압기 보급 사업에 소극적이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고 정전 문제를 변압기 문제로만 국한시키는 것은 아주 잘못된 시각" 이라며 "전체를 봐야지 고효율변압기 하나만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효율변압기만 설치하다고 해서 정전 문제가 다 해결되지는 않는다"면서 "차차 품질이 개선되고 가격이 내려가다보면 보급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고효율변압기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고 있는 신경전에 대해 직접적인 당사자이기도 한 고효율변압기 생산업체 한 관계자는 "고유가행진속에 절전형(고효율)변압기가 확대 보급되길 바라는데 그전과 별차이가 없다"며 "초기투자비가 좀 비싸다고 해도 3년만 사용하면 투자비 환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시공시 설치가 권장사항으로 지정된 민간업체나 관공서 같은 민수용은 확대 보급되고 있는데 전기사업자인 한전은 규제를 받지 않아 이쪽(고효율변압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한마디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전이 배전수익때문에 확대 보급에 소극적'이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에너지관리공단도 수긍하는 반응을 보였다. 에관공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의견에 수긍이 간다"며 "한전이 그렇게 큰 돈벌이(배전수익)를 외면할리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 "고효율변압기가 현재 가격이 비싸 보급이 저조한 면도 없지 않다"며 "에너지관리공단은 고효율기기 인증만 해주고 리베이트나 판매문제는 전적으로 한전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효율변압기 담당자인 장흥주 산자부 에너지관리팀 주무관은 "정부는 현재 고효율기기가 확대 보급 될 수 있도록 노력중"이라면서도 "정부가 기업(한전)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것 아니냐"며 한발 후퇴하는 반응을 보였다. '민간업체나 관공서도 권장사항으로 고효율변압기 사용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데 한전은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너무 자유로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장주무관은 "그 부분은 듣고 보니 그런것 같다"면서 "현재 마련중인 에너지최저소비효율제 법안에 포함 될 수 있도록 고려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 고효율변압기(아몰퍼스 변압기)란 : 전력변환장치로서 철심소재를 기존의 방향성 규소강판 대신 아몰퍼스 메탈(Amorphous Metal)을 적용해 무부하손(철손)을 기존변압기의 75% 이상 절감한 절전형 고효율 변압기이다.

 

* 고효율변압기 특장점

 ▲소형화 : 특수한 권선 구조로 외형 치수 작아짐
 ▲발열량이 적다
 ▲손실 절감에 의한 변압기의 운전보수비 절감 및 수명연장
 ▲고주파 및 고조파 대역에서 우수한 자기적 특성에 의한 고효율 
 ▲환경개선효과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인증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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