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상승 우려 불구 장기적 이익 찬성여론 비등

[이투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2020년부터 신축되는 모든 주택의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고 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가 최근 이 법안을 승인했으며, 건물 표준 위원회의 승인만 남아있다는 상태다.  

태양광 모듈 설치 의무화로 그만큼 건축비가 상승하고, 주택값이 오를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전기료 절감 효과와 함께 주정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새로운 환경 규제를 만들고 실행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 온 캘리포니아주는 이같은 법안을 마련한 미국내 최초 주정부다. 샌프란시스코와 사우스 마이애미 등 몇 개 도시들이 거주형 태양광 모듈 설치 의무화를 실행하고 있으나 주정부 단위 정책은 처음이다.  

캘리포니아 주의 이번 신규법안은 신축 저층 거주형 건물 모두에 적용되나 나무나 주변 건물로 인해 대부분 그늘진 지역에 세워지는 주택은 예외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건설 회사들과 공공 발전사들, 태양광 제조사들이 모두 이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며 “이들은 위원회가 지난 수 년간 이 법안을 계획하는 것을 도왔다”고 최근 보도했다. 

어떤 산업 단체도 이를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캘리포니아 주택값이 이미 너무 높기 때문에 추가 비용 지출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주 정부가 수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태양광 의무화로 평균 초기 9365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 비용은 장기간에 걸친 전기료 절약으로 상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주택값 상승은 개발자들과 부동산, 일부 주택 구매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 내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으며 주택난도 겪고 있다. 

캘리포니아 전기료 책정 방법 때문에 태양광 모듈 갯수 증가는 다른 납세자들의 전기료 상승을 야기해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넷 미터링(태양광 상계거래)은 태양광 모듈을 소유한 소비자들이 자가 생산하는 전기에 대한 크레딧을 받도록 하고 전기료를 낮춰준다. 그러나 전력망에 연결을 끊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계통 전력을 받아쓰므로 유지 비용은 계속 발생한다. 

이에 따라 다른 소비자들에게 얼만큼 피해를 줄지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비용 부담 차이는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는 다른 전기료 납세자들에게 비용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대략적인 계산에 의하면 소비자당 연간 65달러 가량 지출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태양광 의무설치법이 결국 비용 효과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축 주택의 자가발전-소비 주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는 현재로서 가능한 유일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가 신규 법안을 승인한 날, 주정부 EPA는 캘리포니아내 기후 변화에 대한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빙하와 산림, 해수면 온도 상승, 가뭄, 산불 등이 지구 온난화와 연계되어있다는 증거를 발표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캘리포니아 주 내 인구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줄고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의 친환경 정책 덕분이란 의미다. 

태양광 모듈 의무화에 대해 주정부 에너지위원회는 신규 법안 실행을 위해 수년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에이프릴 벡 대변인은 “에너지 조항을 매 3년마다 업데이트 했으며, 2013년 모든 신축 주택에 대해 태양광 설치 자리를 마련할 것을 의무화했다”고 강조했다. 

추후 주택 소유자가 원할 경우 태양광 모듈을 설치할 수 있도록 신축 주택들은 지붕에 정해진 규격의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는 조항이다. 

캘리포니아 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대 수준보다 40%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 주택은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주요 정책이다. 

캘리포니아 공공전력위원회(California Public Utilities Commission)는 “거주형과 상업용 건물에서 소비하는 전기는 캘리포니아 주 온실가스 오염원의 14%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새 법안에 따른 비용과 이익에 대한 의견은 아직 분분하다. 한 주택 건설업자는 태양광 패널 추가로 3만 달러까지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위원회가 추산한 액수의 3배 수준이다.  

지속가능성과 도시계획에 대한 책을 펴낸 알렉스 스테픈은 “주정부의 가장 큰 기후변화 주범은 교통”이라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운행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교통 수단으로 인한 배출은 캘리포니아 전체 배출량의 40%로 집계됐다. 발전으로 인한 배출의 두 배다. 그는 신축 주택 태양광 의무화는 대중 교통 시설이 많은 도시의 주택 밀도를 높이는 것을 되레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 밀도가 낮을 경우 사람들은 출퇴근을 위해 더 많이 운전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태양광 모듈 설치 의무화 같은 법은 미봉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발전사들은 지붕형 태양광 시설보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대형 태양광 발전소가 주택용보다 낮은 비용으로 소비자들에게 전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면서다. 

<시애틀 =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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