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확충, 경제성, 불확실성 해소 삼박자 맞아야

▲ lng벙커링 정책방향 및 기술현황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이투뉴스]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LNG연료추진선과 LNG벙커링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책적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기술개발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만큼 서플라이 체인과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해 정부 부처 간은 물론 정부와 민간기업과의 유기적 협력체계가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 같은 견해는 한국가스연맹이 ‘LNG벙커링 정책방향 및 기술현황’을 주제로 10일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개최한 조찬간담회에서 제기됐다. 간담회에서는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조선해양플랜트과 과장이 LNG추진선박 연관산업 육성방안, 성홍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연구부장이 LNG벙커링 기술현황 및 전망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LNG연료추진선과 LNG벙커링 산업은 국제해사기구가 선박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2005년 선박 배출량 기준으로 2020년까지 20%, 2050년까지 50% 배출량을 감축토록 규정한데다, 2013년 1월부터 건조되는 신규 건조 선박에는 EEDI(신조선 선박제조연비지수)를 적용시켜 베이스라인을 준수한 선박만이 건조 운영되도록 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을 받게 됐다. LNG 추진선박의 EEDI는 선종과 크기, 선속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LNG엔진을 사용할 경우 EEDI 값이 26% 줄고, 속도는 2.5노트 향상돼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선박배출에 의한 대기오염은 국내의 경우 15.9%로 추정되고 있으며, 선박 연료로부터 발생되는 미세먼지 원인은 약 7%로 조사됐다. 항만도시의 경우 선박 기인 미세먼지 발생률은 부산 65%, 인천이 18%에 달한다. 세계적으로는 2007년 2.7%(8억4300만톤) 수준에서 2050년에는 12~18%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20년경에는 NOx, SOx의 해상배출량이 육상배출량을 초과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SOx 0.1%, NOx 3.4g/kWh 등 보다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는 ECA(배출제한해역)도 LNG연료추진선과 LNG벙커링 산업에 탄력을 붙게 했다. 유럽은 이미 발틱해역, 북해 및 영국해협 등을 배출제한해역으로 선포하며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미국‧캐나다는 북미 해역과 캐리비안 해역을 배출제한지역으로 지정했다. 중국도 지난해 발해만, 장강‧주강 삼각주를 지정하고 단계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기존 벙커C유를 대체하기 위한 대안으로 LNG전환, MGO 등 저유황유 사용, 중유+탈황장치가 제시되고 있지만, LNG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벙커C유 등의 선박 연료를 LNG로 바꾸면 황산화물은 약 100%, 질소산화물은 약 90%, 미세먼지는 약 90% 저감이 가능하다. 최근 셰일가스에 의한 가격 하락에 힘입어 LNG가 재조명을 받는데다 오일에 비해 가스의 가채년수가 길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LNG벙커링 시장과 국내정책 동향

세계적으로 LNG추진선은 112척이 운영 중이며, 118척이 발주됐다. 또 50여척이 추가로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 전체 선박척수 기준으로 0.1%에 불과하지만 전년대비 증가율로 보면 2016년 24%, 2017년 36%, 올해는 45%가 예상되면서 증가세가 확연하다.

선도 국가는 유럽이다. 전 세계 추진선박의 73%를 유럽이 차지하고 있으며, 북미 11%, 아시아 5% 순이다. 건조·제작의 경우 과거 유럽이 우세했으나, 최근에는 중국, 싱가포르, 한국의 약진이 눈에 띠며, LNG벙커링선박의 경우에는 한국이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선종별로는 여객선, 컨테이너선, 페리선, 가스운반선 순서로 발주량이 많다. 또 최근 신규 발주된 LNG추진선박은 대형화 추세가 확연하다. 이중연료가 66%인 반면 순수 LNG엔진은 15% 수준으로, 아직은 LNG추진선박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LNG벙커링 설비 및 인프라 구축도 각국 및 권역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다양한 방식의 LNG벙커링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으며, 3척의 LNG벙커링선박이 운영 중이다. 일본은 요코하마항을 중심으로 LNG허브항 구축에 착수한데 이어 최근 러시아 가즈프롬과 미쯔이중공업 간 협력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은 약 1600척의 LNG추진선박을 운용 중이며, 닝보·저우산항을 중심으로 바아지 형태의 LNG벙커링 설비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도 유럽 주요항만과 LNG벙커링 협력체계를 구축 중으로, 프랑스 TOTAL과 예비협정 및 싱가포르항에 LNG출하설비를 가동시키고 있다. 미국은 잭슨빌 항만에서 LNG벙커링 서비스를 수행 중이며, 플로리다 지역을 거점으로 LNG벙커링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도 LNG추진선과 벙커링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경우 LNG추진선박 연관산업 육성단을 중심으로 LNG추진선박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LNG벙커링 인프라 관련 연구개발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20년까지 부유식 LNG벙커링 터미널 개발사업, 2023년까지 연안용 LNG벙커링 바아지 구축사업과 LNG벙커링 핵심기자재 개발 및 시험인증 테스트 베드 구축 사업을 진행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LNG추진선박 및 LNG벙커링 셔틀선박 기술개발을 지원한데 이어 최근 다수의 LNG벙커링 장비·시스템 시험설비 구축사업을 지원 중이다. 지난해 제주 애월기지 간 소형LNG 운반선을 LNG 벙커링 준비선박 겸용으로 발주한데 이어 내년까지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 내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부산에 LNG연료추진시스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2024년까지 경남에 LNG벙커링 핵심기자재 지원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자체의 경우 예인선을 LNG추진방식으로 개조하는 사업을 시도한 바 있는 부산광역시는 LNG연료추진선박 관련 시험시설 구축을 위한 부지 지원에 나섰으며. 울산광역시는 울산항에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다자간 협약을 체결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상남도도 부지 지원 등을 통해 LNG벙커링 기자재 관련 시험시설 구축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LNG연료추진선 및 LNG벙커링 산업 육성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경제성 확보 및 인프라 확충 문제와 더불어 향후 전망을 불확실하게 관측하는 시장에 확실한 정책적 시그널을 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선박 유형, 운항지역, 유가, 규제, 보조금 정책, 기술개발 등 변수 많은데다 향후 어떤 대안이 시장에서 자리잡을지를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확고한 정책적 의지와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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