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전력수급 청정화 달성, 협력사도 압박

[이투뉴스] 미국 글로벌기업들 사이에서 재생에너지 공급(이용) 100% 달성경쟁이 치열하다. 애플의 경우 최근 아이폰이나 맥북 신제품이 아닌 '재생에너지 공급 100% 달성' 소식을 발표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먼산을 바라보듯 저렴한 산업용 전력사용에 여념이 없는 한국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애플은 자사의 모든 시설을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하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물론 충분한 재생에너지 공급시설을 확보하거나 별도 매입계약을 통해 사용량을 충당한다는 뜻이지 전력망에서 시설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가져와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애플은 쿠퍼티노의 애플 캠퍼스부터 네바다주 리노에 있는 ‘시리’의 두뇌격인 데이터센터와 전세계 애플 스토어들까지 모두 청정에너지로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더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8년간의 녹색전략을 펼친 결과"라고 강조했다. 

2010년 당시 애플은 약 16%만을 녹색에너지로 공급 받았다. 하지만 애플은 풍력과 태양광발전소를 공격적으로 건설해 8년만에 이를 100%로 높였다.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큰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를 본사 건물에 설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애플 발표에서 눈에 띄는 허점들도 지적되고 있다. 100% 수치는 애플이 직접 소유한 시설만을 포함하고 있어 하드웨어 제조를 하는 제3 납품업자들의 공장들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 제조 공장들은 대부분 중국에 있다. 

베이징은 최근 몇 년간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여전히 세계 최대 오염 배출 지역이다. 중국에 있는 애플 납품업자들은 관영 화석연료 발전소에서 공급하는 전력에 의존하고 있어 애플의 100% 재생에너지 공급 달성에는 들어맞지 않는다. 

리자 잭슨 애플 녹색담당 부회장은 "애플은 이들 납품업자들에게 녹색에너지로 에너지 공급을 바꿀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2015년 애플은 납품업자들의 에너지 전환을 돕는 사업을 착수했다. 

현재까지 23개 납품회사들이 이 사업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15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 이는 30만대의 자동차를 도로 위에서 없앤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이 회사들은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약속하는데 서명했다. 

플라스틱과 바이오폴리머 제조사인 아크마(Arkema)사와 DSM 엔지니어링, 섬유 제품 제조사인 ECCO Leather, 광학 구성품 회사 피니사(Finisar), 액세서리 제조사 럭스쉐어 ICT, 아이폰 제조사인 페가트론(Pegatron), 자석 부품 제조사 쿼드런트(Quadrant), 맥 파트너인 쿼드런트 컴퓨터, 부품 파트너인 타이요 잉크(Taiyo Ink) 등 참여사들도 다양하다. 

애플의 대형 납품회사 팍스콘(Foxconn)은 애플의 청정 계획(올-그린 플랜, all-green plan)에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다. 거대한 제조 공장을 교체하는 것은 경제적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애플의 요구를 받아들여 중국 허난성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었다. 

중국이 애플의 ‘올 그린’ 방침에 발목을 잡고 있는 분야는 또 있다. 사실 기술적으로 전 세계 애플 스토어 전부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받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 있는 일부 매장들이 노후화된 시 전력망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녹색 전력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매장들을 위해 애플은 재생에너지 구매 증명서(RECs)를 사고 있다. 이는 녹색 전력을 구매한 거래가능한 증서다. 

애플은 재생에너지 구매 증명서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있으며, 실제 청정에너지 직접 구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회사들이 홍보 목적으로 RECs를 구매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녹색 전력 이용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사 시설이 위치한 곳의 지역 전력망에 직접 전력을 추가하는 청정에너지 설치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새로운 본사는 17MW 지붕형 태양광 발전기와 4MW급 바이오가스 연료전지를 설치했다. 

본사는 이 발전시설이 전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을시를 대비해 장기공급계약(PPA)을 맺고 있다. 

애플은 현재 626MW규모의 25개 재생에너지 사업을 전 세계에서 운영하고 있다. 286MW의 태양광 사업도 지난해 운영되기 시작했다. 15개 사업들이 건설 중에 있으며, 모두 완공될 경우 약 1.4GW의 재생에너지 전력이 11개 국가에서 발전된다. 

애플의 전력 소비는 연간 18억kWh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는 납품 공장들의 전력 소비량은 포함되지 않았다. 애플의 청정화 노력이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애플의 100%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준 곳도 중국이다. 

애플에 따르면 485MW 이상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가 최근 몇 년간 중국 내 6개 성에서 개발됐다. 중국의 시골 지역에서는 가축 사육과 농지 이용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태양광 모듈을 지표면에서 높게 설치했다. 패널 공사 대부분은 동팡 전력회사가 맡아서 진행했다.

애플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지역인 일본과 베트남, 인도, 중국 등지의 정책적 논의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애플의 팀 쿡 CEO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반면 삼성을 비롯한 한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녹색전력 확대 노력이 미미하다.

<시애틀 =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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