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보여건 개선 따라 남-북-러 PNG사업 탄력
천연가스 중요성 커지며 역내 국가간 협력확대 필요

▲ 강경화 장관이 포럼에서 동북아 역내 국가간 협력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투뉴스] 남북 정상회담이 확정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우리나라와 북한,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국가 천연가스파이프라인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동북아 역내 국가간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한층 커지고 있다.

30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외교부 주최로 열린 ‘동북아 가스파이프라인·전력그리드 협력 포럼’에서는 이 같은 당위성에 힘이 실리며 공감대가 형성됐다.

에너지안보와 북방경제협력 활성화 차원에서 이뤄진 이날 포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비롯해 에너지 분야의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몽골 등 각국 전문가와 유관기관, 민간기업, 학계, 주한외교단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동북아 지역 가스파이프라인과 슈퍼그리드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주제발표에 이어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동북아 지역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중국도 미세먼지 해소를 위해 석탄 대신 천연가스 사용을 늘리는 등 천연가스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부각하면서 천연가스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역내 국가간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강 장관은 특히 한반도 안보여건이 개선되면 남-북-러 간 PNG배관 사업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한 역내 에너지 교역은 물론 이를 위한 에너지 연계사업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동북아 에너지 협력 대화에 북한을 참여시킬 수 있다면 역내 에너지 협력을 활성화 시키고 동북아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동북아 역내 에너지 연계는 지리적으로 지정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최근 남북 협력 무드, 에너지 연계 필요성에 대한 역내 국가들의 공감대가 커지면서 다양한 방면에서 연구와 정책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우리나라도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LNG비중을 2017년 16.9%에서 2030년에는 18.8%로 높일 계획이라고 구체적 지표를 제시하면서 세계 3위 LNG수입국인 우리나라가 앞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고, 안정적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역내 주요 공급국인 러시아와 가스수입뿐만 아니라 극동지역 개발에 참여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송영길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2차 대전을 겪은 유럽이 제2의 세계대전을 방지하기 위해 철강과 석탄 공동체제를 구성하고 협력을 통해 신뢰가 쌓이면서 지금은 정치적 연합체, 지금은 경제공동체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송 위원장은 “동북아 지역이 이번에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력·가스 분야 에너지 협력이 이뤄져 에너지 공동체로 발전하고, 나중에 다자간 안보체제까지 이어지는 동북아 공동체로 발전하길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새롭게 수립한 신재생에너지 3020플랜에도 불구하고 지리적·경제적 요인으로 태양광 및 풍력 보급이 쉽지 않다고 밝힌 그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이 맺은 통화스왑 처럼 전기·가스 슈퍼그리드는 에너지 분야의 스왑계약과 같다면서 몽골, 러시아 등과 에너지연계가 이뤄진다면 에너지 수급이 한층 용이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 위원장은 또 2015년 이명박 시절 러시아와 750만톤에 해당하는 LNG구매약정이 이뤄졌지만 실현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5월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협력에 합의해 남·북 철도가 연결되고, 가스파이프라인이 이어져 가스가 북한을 통해 한국에 오는 기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 측면에서도 엑손모빌 같은 메이저가 북한에 투자하고, 여의도에 트럼프타워가 있듯이 트럼프 부동산 회사가 대동강변에 빌딩을 세운다면 그것이 곧 북·미 관계 개선의 상징이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가스와 전력분야 두 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동북아 가스파이프라인 협력’ 세션에서는 ▶우리나라 동북아 가스협력 현황 및 가스안보 전망(이기호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장) ▶중국 가스안보 및 중-러 가스파이프라인 구축 동향(지앙 주펭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경제기술연구원 부원장) ▶동북아 가스 프로젝트 및 러-중 가스 협력현황(알렉세이 그로모프 러시아 에너지금융연구소 국장) ▶동북아 가스파이프라인 구축 협력방안(백근욱 영국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서유럽-러시아 간 가스파이프라인 구축사례 및 한-러 파이프라인 구축방안(박상철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엑손모빌 러시아 가스시장 진출현황 및 전망(그래함 도즈 엑손모빌 LNG글로벌시장 개발부문 부사장) ▶러시아 사할린 천연가스 시장 및 한-러 협력방안(알렉세이 에로킨 Ernst & Young 러시아 극동대표부 대표)이 발표됐다.

이어 진행된 ‘동북아 수퍼그리드 협력’ 세션에서는 ▶한국 동북아 전력망 연계 구축 추진현황 및 전망(송호승 한국전력공사 계통계획처 부장) ▶한-중 전력연계 전망 및 파급효과(가오 쉬시안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에너지연구소 부소장) ▶일본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상 및 도전(시게키 미와 일본 소프트뱅크에너지 대표) ▶러시아 측면에서 바라본 동북아 수퍼그리드와 러-일 전력망 구축동향(가지크 자하리안 러시아연해주 부지사) ▶몽골 신재생에너지 잠재력 및 전망(바이안자갈 슈가 몽골 에너지부 과장) ▶글로벌 전력망 구축현황 및 동북아 지역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쉥지앙 장 중국 글로벌에너지연계개발협력기구 과장)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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