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유사업 호조세 바탕 기초체력 개선 목표
정제마진 회복세로 정유사업도 긍정적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이투뉴스] 최근 2년 연속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한 SK이노베이션(대표이사 김준)이 기세를 몰아 기업가치(시가총액) 30조원 달성을 향해 질주할 태세다. 

SK이노베이션은 19일 "올해는 경영 기초체력이 개선될 것이다. 기업가치가 새롭게 평가 받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김준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를 30조원으로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수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이 3조4000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의 전통 사업으로 대표되는 석유사업과 비정유사업으로 구분되는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의 동반 실적 개선 및 경쟁력 강화가 핵심 요인이다. 

SK이노베이션 주가도 이에 따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초 KTB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30만원, 이달 초 유안타증권은 33만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올해도 화학부문 긍정적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3조23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2년 연속 영업이익 3조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비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서면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화학, 윤활유 사업이 견인해 온 비정유 부문은 올해도 실적 호황이 전망된다. 대표 화학제품으로 꼽히는 에틸렌∙PX 제품의 납사 스프레드가 각각 300달러, 400달러를 시현하며 손익분기를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중국이 폐 플라스틱 수입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거란 전망이다.

◆SK루브리컨츠 IPO 성공 낙관
SK루브리컨츠 기업공개(IPO)를 통해 SK이노베이션 경영 기초체력이 개선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에 나섰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 3위 윤활기유 생산업체로 연간 EBITA 6000억원 규모의 현금 창출 능력, 무차입에 가까운 재무상황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장에 성공하게 되면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현금 흐름 개선도 기대할 수 있어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이다.

◆배터리 사업 성장 가시화
최근 착공한 헝가리 배터리 공장으로 배터리 사업의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화학·배터리에 3조원 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공격적인 수주 확대에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10조원에 달하던 수주잔고 규모가 올해 중∙후반에는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술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많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에 NCM811 배터리를 출하할 전망"이라며 "가격과 주행거리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하면 광구가치 4조원
미국 원유 재고량 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OPEC 감산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광구 가치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9개국 13개 광구에서 약 53억배럴의 가채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다. 광구 가치는 유가가 60달러대(이달 기준)를 유지할 경우 약 3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80달러까지 상승한다면 광구 가치는 약 4조원까지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올해 정제마진 변화 추이. (출처: 신영증권/업계 취합)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비정유사업 뿐만 아니라 석유사업 본연에도 긍정적 신호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석유사업 실적의 가늠자가 되는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가솔린, 경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미국·중국 정유사들의 정기보수까지 이어지고 있어 정제마진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제마진은 이달 기준으로 7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통상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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