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소산업포럼 개최…제도개선·민관협력 강화 공감대
유럽·동북아시아 선도…일본은 앞선 행보, 중국은 역동성

▲ 국회에서 열린 국제수소에너지산업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수소위원회 위원인 피에르 에티엔 프랑 에어리퀴드 부사장의 주제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투뉴스] 세계 각국이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전환 국면에서 수소사회 진입을 위해서는 정부의 구체적인 로드맵 이행과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아울러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선제적 조건인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적 전략 수립과 함께 관련 제도개선과 민·관 협력 확대라는 키워드가 제시됐다.

6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글로벌 수소에너지 전환 비전을 소개하고 국내 수소보급 현황 진단을 통한 관련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수소에너지산업 포럼’이 열렸다.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과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글로벌메이저 30개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수소위원회 회원사 대표들이 자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 공동대표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소에너지 발전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해결할 방법으로 온난화 문제의 최종 해결책은 수소에너지”라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국민들의 수소에너지 인식제고를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빠르면 올해 5월 수소특별발전법을 국회에서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산업부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유럽과 한·중·일 등 주요국 수소에너지 산업 현황과 함께 국내 수소차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방향을 소개한 이날 포럼은 세션1로 수소사회 전환 비전, 선진사례 분석 및 한국 수소사회 전환모델 연구제안이 발표됐다. 

이어 글로벌 수소에너지 전개 동향을 테마로 진행된 세션2에서는 ▶글로벌 수소인프라 보급현황(앨리엇 퀸트 에어리퀴드 이사) ▶친환경 수소생산·글로벌 물류·수소발전(켄지 요시무라, 가와사키 시니어매니저) ▶독일 수소 인프라 건설현황(니콜라스 아이완 H2Mobility 이사) ▶일본 수소 충전소 개발 현황(테라오카 이와타니 매니저)이 소개됐다.

또한 ▶도요타 친환경차 개발 및 전망(히로세 도요타 전문파트너) ▶중국 신에너지차 개발 및 전망(하오란 후 웨이차이 CTO) ▶아우디 친환경차 개발 현황과 계획(제이블론스키 아우디 부회장) ▶수소전기차 개발 현황(토비아스 브루너 장성기차 부회장) ▶연료전지 핵심부품 기술혁신(레이몬드 에비 3M 부회장) ▶린데 글로벌 수소 포트폴리오 & 국내활동(스테판 셰파드 린데코리아 지역수석) 등이 발표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피에르 에티엔 프랑 에어리퀴드 부사장은 지난해 1월 다보스에서 출범한 수소위원회를 소개하고 2030-2050 비전을 발표하면서 세계적 에너지전환은 수소산업의 성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전환은 에너지 확보와 사용체계의 전면적인 변화를 촉구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소산업을 위한 제도·정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지금은 1차 에너지수요의 1%에 불과한 수소 비중이 2050년까지 18%로 커질 것이며, 비즈니스 규모가 2조5000억 달러에 달하고 3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국가 차원의 비전 수립이 우선돼야 하며, 이를 위한 관련제도 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민간자본의 투자 확대를 통한 민·관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제발표에 나서 선진사례 분석 및 한국 수소사회 전환모델 연구를 제안한 베른트 하이드 매킨지 시니어파트너는 세계 각국의 수소산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수소차 상용화 실증 2단계를 추진 중인 독일은 현재 50곳인 수소충전소를 2019년 100곳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2020년 수소사회 진입을 목표로 빠른 행보를 보이는 일본은 충전소 규제완화와 관련해 셀프충전 허용을 검토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충전소 80개소를 2023년까지 320곳까지 늘리고, 3000대 수준인 수소차를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4만대까지 늘리는데 이어 2040년에는 수소차를 80만대까지 늘리고 충전소도 900곳으로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고베에서 수소 기반 발전소 실증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이는 기술적으로 모든 것을 완료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기술이나 인프라에서 뒤늦게 시동을 건 중국은 역동성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수소차 보급은 100대, 충전소는 6곳에 그치고 있으나 그 속도를 높여 2020년까지 수소차 5000대, 충전소 100곳에 이어 2030년에는 수소차 100만대, 충전소 1000곳이라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연계해 2022년까지 수소버스 200대를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2022년 수소차 1.5만대, 충전소 310기 구축

우리나라의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행보도 뒤처지지는 않는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체제를 갖추고, 연료전지 스텍 및 수소저장장치 핵심부품 국산화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 기술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프라 구축은 미진해 국민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크게 떨어지는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소차의 경우 지난해 12월말 기준 지자체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보급됐으나 상대적으로 비싼 차량가격과 인프라 문제 등으로 본격적인 보급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충전소는 국내 석유화학단지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12개소가 연구·실증용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개인이 활용가능한 곳은 6개소에 불과하다. 이는 수소충전소 설치비용이 약 30억원으로 부담이 큰데다 부품 국산화율도 40~60%에 그치기 때문이다.

수소 생산량은 210만톤이며, 부생수소는 140만톤 규모다. 이 가운데 수소차에 활용 가능한 수소는 50만대분 약 10만톤으로 보급여건은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울산 등 일부 부생수소 산지 외에는 운송비 문제 등으로 경제성 확보가 여의치 않다.

우리나라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차 1만5000대를 보급하고 충전소 310기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한 5대 추진과제로 핵심기술력 확보, 인센티브 확대, 수소충전소 확충, 실증·시범사업 추진, 민·관 협력을 선정했다. 핵심기술개발에 나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국내 보급확대를 위해 인센티브 확대 및 충전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며, 국민인식 제고 차원에서 버스나 택시 등 공공서비스 중심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다양한 협의체 구성을 통해 사업추진력과 보급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핵심기술력 확보의 경우 2022년까지 수소차 부품 국산화율 100%를 달성하고, 대당 8500만원에 달하는 수소차 가격을 5000만원대 이하로 낮추며, 수소차 내구성을 승용차는 30만㎞, 버스는 50만㎞ 이상으로 높이고, 충전소 부품 국산화율을 현재 40%에서 8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인센티브도 대폭 확대한다. 구매의 경우 개별소비세를 전액 감면 수준인 400만원으로 늘리고, 취득세도 200만원으로 전기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세제 혜택과 함께 운행 인센티브도 전기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부여한다. 유료도로 통행료는 50% 할인하고, 공영주차장은 50% 이상 할인한다.

공공기관 의무구매도 확대해 매년 신규로 구입 또는 임차하는 차량의 70% 이상을 친환경차로 구매토록 했다. 친환경차의 80% 이상은 수소차 또는 전기차로 규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100%로 단계적 상향조치키로 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인프라 구축이다. 충전소 규제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다양한 모델의 충전시스템이 가능토록 복합충전소 설치를 이미 허용했으며, 패키지형 충전소 국산화 및 가격 저감을 위한 기술개발에 나섰다. 민간보조 지원 차원에서 민간사업자에게 최대 15억원 이내에서 충전소 구축비용의 50%를 지원한다. 우선 올해 시범적으로 3개소를 지원한 후 내년에는 이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실증·시범사업 측면에서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수소차 15대를 카쉐어링하고 있으며, 울산택시사업자를 통해 수소차 10대를 운용 중이다. 또한 평창올림픽 기간에 수소버스를 실증운행한 후 수소버스를 정규버스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2020년까지 수소연료를 탑재한 5톤 트럭을 개발·실증하고, 2021년부터 수소트럭을 활용한 수소 특장차 개조 및 실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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