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지난해 11월부터 일찍 찾아온 동절기 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추위는 12월 한 달 내내 이어졌다. 새해 들어서도 추위가 계속되면서 우리나라 겨울날씨 특징인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사라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주일 정도 한파가 이어지다 잠시 풀리고, 다시 추위가 시작된다며 ‘칠한사온(七寒四溫)을 거론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엄청난 물을 쏟아 붓던 나이아가라폭포가 완전히 얼어 붙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는 등 북미가 100년만의 한파로 난리통이다. 미국에서는 ‘폭탄 사이클론’으로 불리는 괴물폭풍에 플로리다까지 눈이 쌓였단다. 서유럽 역시 시속 200km가 넘는 겨울폭풍이 불어 닥치는 등 추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지구 북반부의 잦은 추위는 차가운 북극한기가 평년보다 남쪽으로 더 내려오면서 발생했다고 기상학자들은 설명한다. 북극냉기의 남하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한파가 더 자주, 더 아래까지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 태평양 해수온도가 평소보다 낮아지는 라니뇨(반대는 해수온도가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칼바람이 매섭게 불고,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옷깃을 여미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미소를 짓는 이들도 있다. 동절기 난방을 위한 에너지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관련 업계가 표정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쉽게 말해 비가 많이 올수록 우산장수가 돈을 버는 격이다.

한파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은 도시가스 및 지역난방 회사다. 판매량이 전년대비 두 자릿 수 가깝게 늘었다는 전언이다. 보일러용 가스와 난방열 및 온수를 판매하는 것이 주력인 만큼 당연한 결과다. 여기에 온수매트와 전기장판, 난로 등 전기난방이 크게 늘면서 한전도 가정·상업용 전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추울 때나 더울 때나 모두 덕을 보는 전기를 제외하고 도시가스와 집단에너지는 그간 주택단열 강화와 지구온난화, 보조난방기기 증가 등으로 죽을 쑤는 때가 많았다. 단위가구당 판매량이 뚝뚝 떨어지면서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을 경우 전년대비 마이너스 판매량을 기록한 적도 상당했다. 올해는 이같은 걱정 없이 쏠쏠한 경영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올겨울 추위나 지난여름의 무더위는 모두 지구적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지금 당장은 피부에 와 닿지 않을지 몰라도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이런 때일수록 경제적 이유로 따뜻한 아랫목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에너지소외계층도 더 배려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수억∼수조 개의 별 중 태양계 푸른 별에 사는 하나의 지구인이기 때문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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