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오 원장

[이투뉴스] 우주의 기원을 상세하게 기록한 문헌이 있다. 그 것은 바로 성경이다. 창조의 순서를 보면 가장 먼저 생겨난 피조물은 빛과 물, 식물로 첫째 날부터 셋째 날에 이루어졌다. 이후 넷째 날은 빛을 근거로 태양과 달과 별을, 다섯째 날은 물을 근거로 하늘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를, 그리고 여섯째 날은 식물을 근거로 동물과 사람을 만든다. 돌이켜보면 이미 태초에 재생에너지원이 요소요소에 등장하고 있음이 발견된다.

근래에 와서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해 온실가스 저감대책으로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태초 에너지원인 바이오매스는 홀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신재생에너지 중 바이오매스 생산비중이 ‘2016년 기준으로 19.5%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태양광 7.7%, 풍력 2.5%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매스의 기여도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것은 바이오매스 공급원이 국내산보다 수입산으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이오매스는 국내에  부존량이 없어서 일까. 그렇지 않다. 한 예로 목재펠릿의 기술적 잠재량만 평가해 보면 2016년 기준으로 목재 벌채량이 120만톤이고, 가지류 발생량 55만톤, 여기에 아직 벌채되고 있지 않은 3만ha의 나무를 목재펠릿화 할 경우 200만톤, 그리고 농업잔재물 25만톤을 모두 합치면 400만톤이 된다. 이를 통해 1GW의 발전용량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그밖에도 오염되지 않은 순수 폐목재를 이용하여 목재펠릿 200만톤과 산림청에서 계획하고 있는 해외조림용 22만ha를 통해 400만톤의 목재펠릿을 제조한다면 추가1.5GW의 발전용량 확보도 가능하다는 수치가 나온다. 2016년 현재 목재펠릿 국내수요량이 180만톤인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잠재량으로 수요량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장애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산속에 버려져 있는 목재자원의 수집비용 과다로 수입산에 비해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것은 흠이다. 국내산 목재펠릿의 제조비용은 톤당 28만원에서 32만원 수준인데, 이중 수집비용이 톤당 8만원 그리고 목재펠릿 공장까지의 운반비용이 4만원으로 목재펠릿용 원료로 유통되기 까지 무려 톤당 12만원이 소요된다. 국내산 목재 수집관련 비용이 수입산 목재펠릿 구입가격(120$/톤)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어서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 국내산 이용 기피는 어쩌면 당연하다.

산림청과 산업부 간 역할 분담이 절실히 요구되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전자는 임도개설이나 수집기계 및 목재칩 파쇄기의 현대화를 통하여 수집비용을 대폭 줄이는 장치가 필요하고, 후자는 수집비용을 제외한 순수 국산 목재펠릿을 발전소에서 이용할 때 적용할 REC가중치를 경쟁가능한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 준다면 국산 바이오매스를 기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전국토의 63%가 산림자원이고 이것의 대부분은 연료림인 상태이어서 벌채 후 목재제품과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고, 그 자리에 다시 경제림을 조성해 나간다면 산림부문의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3020계획에 따라 2030년 20% 보급목표 실현을 위하여 태양광과 풍력으로 50GW 내외의 발전설비를 세운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으나 이의 실천이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만약이라도 어떤 차질이 발생할 경우 대비책은 있어야 한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체수단으로 1∼2.5GW는 손 쉽게 얻을 수 있는 국산 바이오매스를 고려대상에 포함시킨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시현 시킬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가장 빨리 실현시킬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제도상의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고쳐야 할 부분이 있으면 과감히 고쳐서라도 목표달성에 접근하는 것이 순리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와 결단이 보고 싶다.

김진오 블루이코노미전략연구원 원장 jokim@bes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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