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반영분 등 누적 인상요인 불구 역전된 경쟁력에 비중

[이투뉴스] SK가스, E1 등 국내 LPG공급사의 12월 공장도가격이 결국 동결로 결정됐다. 석달 연속 오르던 급등세에 일단 제동이 걸린 셈이다.

대용량 수요처를 두고 경쟁이 심한 도시가스 등 타연료와의 가격경쟁력 지수가 대반전된 상황에서 더 이상 격차가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전략적 판단에 비중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누적 미반영분이 ㎏당 30원을 넘지만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내달 국제LPG가격(CP)이 평균 2.5달러 인상에 그친 것도 전향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그동안의 고공행진에 대한 주요 수요층인 택시업계의 반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SK가스는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12월 LPG공급가격을 동결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현행대로 kg당 978.4원, 산업용은 kg당 985원이며, 자동차충전소에 공급되는 수송용 부탄은 ㎏당 1370원(800.08원/ℓ)이다.

E1도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 부탄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976.8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kg당 983.4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369원(799.50원/ℓ)으로 변동이 없다.

당초 12월 LPG가격은 동결된 CP와 달러당 1138원에서 1112원으로 26원 내린 환율에 ㎏당 30원 안팎의 누적 미반영분을 감안할 경우 ㎏당 10원 이상의 인상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누적 미반영분은 지난달 가격을 조정하면서 평균 87.5달러 오른 CP와 1129원에서 1138원으로 달러당 9원 오른 환율로 ㎏당 110원 정도의 인상요인이 발생했으나 이를 부분적으로 반영해 ㎏당 80원 정도만 올린데 따른 것이다.

국내 LPG가격은 지난 9월 ㎏당 약 50원, 10월 약 50원에 이어 11월에 80원 안팎 올랐다. 석달 만에 180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3년 내 최고 수준이다. 반면 그동안 원료비연동제 미반영 등으로 미수금이 5조5000억원에 달했던 도시가스 요금은 10월말 미수금 회수가 완료되면서 큰 폭의 인하조치가 취해졌다. 2013년부터 진행된 누적 미수금 회수가 마무리되면서 11월부터는 정산단가 해소분 만큼 도시가스 요금이 인하돼 평균 9.3% 내렸다.

경쟁연료인 도시가스 요금과 LPG가격이 큰 폭의 인하와 인상이 교차되면서 가격경쟁력은 희비가 엇갈렸다. 가격경쟁력을 지수로 따져보면 변화가 뚜렷하다. ㎥당 9420㎉의 동일열량으로 환산한 11월 연료별 가격경쟁력지수는 도시가스:LPG가 평균 100:133이다. 1년 전인 100:97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나타낸다.

셰일 붐 등으로 인한 CP의 하향세와 안정적 기조를 이어간 환율 등에 힘입어 경쟁력지수를 높이던 상황이 올해 하반기 몇 달 사이에 뒤집어진 셈이다. 그나마 상향세를 기록했던 환율이 이후 하향세로 돌아서면서 인상요인을 줄였다.

수요가 집중되는 겨울철인 만큼 미반영분에 대한 경영부담이 적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동결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심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경쟁력 지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소폭이나마 인하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떠돌았던 만큼 아쉬움이 없지 않으나 동절기의 경영적 부담을 고려하면 최선책은 아니더라도 차선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1월 LPG가격에 대한 전망은 ‘동결’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CP는 다행스럽게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인 평균 2.5달러 인상에 그쳤다. 프로판은 590달러로 15달러 올랐으며, 부탄은 570달러로 10달러 내렸다. 1월에 적용될 환율이 어떤 추세를 기록하느냐에 따라 변수가 되겠지만 누적 미반영분이 ㎏당 10원 안팎 남은 상황에서 인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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