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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1주년 인터뷰] 석유관리원 산증인, 신성철 이사장
“단속만이 아닌 석유유통 총괄기관으로 도약”
[477호] 2017년 11월 27일 (월) 08:00:12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공채 1기로 출발해 30여년 근무하며 CEO까지 올라

베트남, 콜롬비아, 페루와 MOU 맺고 기술력 전수

[이투뉴스] "1980년대에는 석유 연료를 시험하는 기관이 수사 목적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제외하면 국립공업시험원(현 국가기술표준원)이 유일했다. 당시 시험원에서 시험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은 고작 3명. 그 중 한명이 나였다. 그곳에서 근무하다가 1983년 11월 한국석유관리원(당시 한국석유품질검사소)이 설립됐고 이듬해 3월 공채 1기로 들어왔다. 나도 입사시험을 본 사람이다.(웃음)"

신성철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기관의 역사 그 자체다. 이달 14일 석유관리원이 창립 34주년을 맞았는데, 이는 신 이사장의 근속년수와 같다. 1984년 공채 1기로 입사한 그는 연구센터장, 품질관리처장, 사업기획처장, 사업이사 등 요직을 거쳐 지난해 11월 28일 이사장에 취임했다. 

석유관리원의 업무는 크게 검사, 연구, 시험, 인증 네 분야로 나뉜다. 이 중 시험 분야는 모두 신 이사장의 손을 거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빈 건물에 실험실을 채우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그때만 해도 석유제품의 품질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력도, 기술도 없어 맨땅에서 출발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석유관리원의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1980년대에는 급속한 경세성장으로 집집마다 한 대씩 차를 사는 마이카(My Car) 열풍이 불었다. 차 수요가 늘어나니 가짜휘발유 공급도 덩달아 증가했다. 하지만 석유품질에 대한 기준도, 관리 기관도 없었고, 심지어 대중의 인식도 미흡했던 시절이라 범람하는 가짜휘발유를 제어할 수 없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그 시절 가짜휘발유는 전체 유통의 5분의 1로 추정되며, 당시 세금 탈루액은 1000억여원 수준에 달했다"고 말했다.

요즘이야 가짜석유하면 가짜경유를 떠올리지만 당시에는 불법 용제를 이용한 가짜휘발유가 가장 문제였다. 용제는 주로 산업 분야에서 도료용 희석제·접착제·윤활유 등으로 쓰이는 제품으로 휘발유·경유 등과 성질이 비슷하다. "그때는 가짜휘발유가 제일 큰 골칫거리였다. 경유와 등유의 세금이 거의 비슷했기 때문에 일당들에게 가짜경유는 메리트(?)가 없었다. 현재 가짜휘발유는 거의 근절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불거진 비노출검사차량 차량번호 노출 사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석유관리원은 2005년 1월 비노출검사차량을 처음 선보였다. 비노출검사차량은 일반 차량과 외관이 같아 석유판매사업자들이 불법 행위 단속 차량이라는 것을 알 수 없다. 암행어사차량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이달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노출검사차량 번호가 홈페이지에 버젓히 노출돼 있다며 보안 문제를 지적했다. 석유관리원 홈페이지에 차량종류, 차량번호, 연식 등이 세세하게 노출돼 있다는 것. 

신 이사장은 "관리원의 실수가 아닌 차량 보험 입찰 때문에 생긴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정부기관이다 보니 입찰을 할 때 공개를 해야 하는데, 그것을 노출이라고 하면 우리는 할 말이 없다"면서 "대신 분기별 또는 필요할 때마다 차량등록사업소서 차량 번호를 바꾸고 있고, 아예 지역별로 차량 자체를 교체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번호가 노출된 채 활동을 했다고 하지만 홈페이지에 노출된 이후 운행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2005년 7월 충청북도 청주시 오창과학단지에 문을 연 석유기술연구소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일반대중이 석유관리원을 가짜석유를 검사하는 기관으로만 떠올리지만, 그에 못지않게 석유품질 및 기술 연구에 대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리협정에 따라 CO₂ 저감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기술 발전과 함께 연료 품질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군용품 연료 연구, 혹한기 연료 품질 연구,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등 석유대체연료 연구 등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심지어 수입차 연비측정 검사도 석유관리원 몫이라고. 

기관명 변천사에 대해서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석유품질검사소로 태동해 22년간 지내다가 4년간 석유품질관리원으로, 다시 2009년 5월에 지금의 석유관리원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다고 했다. 사명에 '품질'이란 글자가 빠진 것은 사업영역이 품질검사에서 석유유통관리 전반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석유관리원은 공급자, 판매자, 사용자로 나눠 석유유통 전 분야를 감독하고 있다. 공급자는 정유사로 정유공장은 매월, 물류센터는 분기에 한번씩 검사를 진행한다. 정부에서 정한 기준에 부합하게 만들었는지를 본다. 판매자는 주유소, 석유대리점 등 도·소매업자를 일컫는 말로 검사는 불시 진행, 방문횟수도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 사용자는 개인 소비자나 공장, 공사현장 등을 말하며 역시 유동적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가장 큰 규모의 불법 유통조직 적발은 2012년에 있었다. 당시는 고유가 시절로 가짜휘발유가 득세를 부리던 시절. 서울 수서경찰서와 합동으로 1조원 상당 가짜휘발유를 유통해 온 조직을 검거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야간투시경, 적외선 CCTV 등 첨단 장비는 물론 미행과 추격전도 불사했다. 일당이 조직폭력배 출신이라 실제 위협도 많이 받았다"며 아찔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업무 권한상 사업소의 서류나 제품 등을 살필 수 있지만 사법권이 없어 일당을 체포할 순 없다. 반대로 경찰은 체포는 할 수 있지만 영장 없이 현장에 들어갈 수 없다. 경찰과의 정확한 업무분장으로 제일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장 시각에서 바라본 석유관리원 미래는 어떨까. 그는 여전히 석유산업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봤다. 아무리 전기차 시대가 도래한다 해도 내연기관 자동차 비중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박용이나 항공용에 쓰이는 연료는 쉽게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어느 정도 위축될 것이라며 "석유관리원도 새 시대에 적응해 나가야 하기에 미래에너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며칠 전 창립 34주년을 맞아 선포한 비전 2025에도 이런 내용을 중점적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간 다루기 어려웠던 면세유나 군용유, 선박유, 항공유 등 다양한 연료들도 감독‧관리해 보고 싶다고 했다. 현재 면세유는 농림축산식품부나 해양수산부가, 군용유는 국방부가 담당하고 있다. 그는 "부서가 다르다 보니 업무의 사각지대가 분명 존재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관기관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합동해 가짜석유를 면세유로 판매한 주유소 십여 곳을 적발하기도 했다. 

해외 사업에도 뜻이 있음을 밝혔다. 신 이사장은 "현재 베트남, 태국, 콜롬비아, 페루 등과 MOU를 맺고 석유관리원의 30여년 기술력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달만 해도 몽골 석유담당공무원 6명이 방문해 시험분석 체계, 방법, 프로그램 등의 교육 받았다. 지금은 국가 위상 제고 차원이지만 담당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충분히 사업적으로 확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공채 1기 선배로 내년에 입사할 43기 신입사원에게 건넬 덕담을 주문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신종여시(愼終如始)'라고 대답했다. 마지막에도 처음처럼 신중을 기한다는 뜻이다. "직접 말하려니 조금 쑥스럽지만 내가 이 사자성어의 본보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매순간 열심히 생활하다 보니 사원에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앞으로 내가 여기서 만나게 될 후배님들도 이 말을 명심해 승승장구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성철 이사장은 …]

  1958년생
  아주대학교 화학공학과 학사
  가천대학교 화학공학과 석사

  1984. 03 석유관리원 입사
  2006. 07 ~ 2009. 04 연구센터장, 기술정보처장
  2009. 05 ~ 2011. 12 수도권·호남지역본부장
  2012. 01 ~ 2013. 12 품질관리처장
  2014. 01 ~ 2014. 12 사업기획처장
  2015. 01 ~ 2015. 10 수도권북부본부장
  2015. 11 ~ 2016. 01 사업이사
  2016. 11 ~           이사장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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