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세계은행 등 26개기관 공동연구결과 의학지 <란셋>에 발표

▲ 의학지 <란셋> 보고서 표지

[이투뉴스] 석탄화력과 수송연료, 가정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2015년 한 해에만 아시아 21개국에서 80만3000명 이상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해수면이 상승해 90년 이내 전세계 10억명 이상이 이주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전세계 26개 연구기관의 공동체인 ‘란셋 카운트다운 : 건강과 기후변화 흐름 추적’이 지난 31일 발표한 '공공보건을 위한 전세계적 변화에 손놓고 있었던 25년'이란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미래의 재앙이 아니라 현재 지구촌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례로 보고서는 2000년 이후 기후변화에 의한 평균기온 상승으로 농촌 노동생산성이 평균 5.3% 떨어졌고, 이로 인해 작년 한 해에만 인도인 41만8000명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92만명 이상이 실업으로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또 2000년부터 작년 사이 의학적으로 취약한 성인 가운데 혹서에 노출된 인구가 약 1억2500만명 증가했는데, 이는 2050년까지 10억명이 추가로 혹서에 노출될 것이라는 기존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21세기 기후변화가 인류 건강에 끼치는 영향은 영양 결핍으로도 귀결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기온이 1°C 오를 때마다 세계 밀 생산량은 약 6%, 쌀 생산량은 10% 감소한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빙붕이 지속되면 해수면이 상승해 향후 90년 이내 전세계 10억명의 이주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전세계 도시의 87%는 WHO의 대기오염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수십억 인구가 대기중 초미세먼지(PM 2.5)에 노출돼 있는데, PM 2.5 노출비중은 1990년 이래 11.2% 증가했으며, 한국은 대기오염으로 2015년 한 해 1만9355명이 조기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금세기 들어 전 세계 기후관련 재해는 46% 증가했으며, 작년 한 해에만 129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앤서니 코스텔 란셋 카운트다운 공동의장은 “기후변화는 진행 중이며, 오늘날 세계 수백만 인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시작됐지만, 아직 그 원인과 영향에 대한 각국 정부의 개선 움직임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특히 시급하다. 기후변화에 눈감고 있었을 때 치러야 했던 대가나 생명손실이 어마어마했듯,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행동할 때 얻을 보건상의 이익도 대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변화 영향은 심각한 수준이지만 개선여지도 없지 않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움직임이 에너지와 운송 부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

보고서는 "세계 석탄 사용량이 정점을 찍은 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탈석탄을 약속하는 나라들도 속속 나오고 있고 재생에너지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전기차가 선도하는 운송 분야 혁명도 진행 중"이라며 "이런 변화는 대기질을 개선, 인류건강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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