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세계 각국은 장래 휘발유 및 경유차량의 전면 금지를 앞두고 앞다퉈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나 자동차 생산 세계 6위인 우리나라에는 전기차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승용차와 밴은 탄소배출이 없는 자동차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부터 가솔린과 디젤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한 중국 역시 화석연료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는 일정을 마련 중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구를 가진 인도도 적극적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부터는 전기차만 판매한다는 방침아래  전기차 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 인도의 부산한 움직임과 달리 우리나라는 자동차 6대 강국이면서도 굼뜬 움직임이다. 아예 전기차 육성정책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정부는 정부대로 자동차업계 역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우선 글로벌 친환경 정책에 걸맞은 화석연료 사용제한 시점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말인 2022년까지 전기차 보급을 35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지 않은 상태. 이를 올 상반기 자동차등록대수 2200만대와 비교하면 1.5%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금년 상반기 전기자동차 판매상황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4623대로 전체 90만여대의 0.5%에 그쳤다. 작년의 경우 5914대가 팔려 2016년 2907대보다는 배 이상 늘었지만 전체규모는 미미한 상태.

반면 중국은 작년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해 53만여대의 전기차가 팔리면서 단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전기차 산업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고 전기차 확대를 위한 기반 구축이 잘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먼저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기술력과 의지가 해외 업체에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에 대한 개발의지와 확대에 대해 투자를 게을리 하고 있다. 지난달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굴지의 자동차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새로운 모델을 갖고 나온 반면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전기차 하나도 선보이지 못했다.

관공서와 공기업마저도 정부가 책정한 최소한의 전기차 구입을 이행하지 않고 있고 아파트가 많은 우리의 주거형편상 아파트 구내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필수적인데도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도 없다. 전기차에 대한 표준화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산업부와 환경부, 국토부 등으로 관할 부처도 나누어져 있어 효율적인 산업육성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세계 각국은 벌써 저만치 가고 있으나 우리는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는데다 문제의식마저 없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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