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LPG판매협회 의뢰 홍익대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
강남·북, 벌크사업 매개 통합 등 단·중·장기 모델 제시

[이투뉴스] 서울지역 LPG판매업의 지속성장 차원에서 강남·북 2개 권역을 비롯해 4개 권역, 전체통합 등 대단위 통합방안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특히 전국적으로 서울지역 뿐만 아니라 지방마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권에서 빚어지는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도 주목된다.

1996년부터 LPG판매업소 공동화를 추진해온 서울지역은 도시가스 공급확대 등으로 판매물량이 급감하는 등 구조적 문제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역특성을 고려한 지속성장발전방안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 해결책의 일환으로 서울LPG판매협회(회장 이영채)는 홍익대학교 트리보·메카·에너지기술 연구센터(센터장 김청균 교수)에 LPG판매업 진단 및 발전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한 바 있다. 서울시 LPG판매사업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 소비자 안전확보 차원에서 지자체와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 등 지역 맞춤형 연구용역인 셈이다. 지난 4월부터 수행한 연구용역이 최근 완료됐다.

연구용역 보고서가 제시한 서울시 통합구 판매유통구조개편 비즈니스 통합모델은 모두 5가지. 1~2년 내 통합구조 법인체 설립·운영을 통한 단기적 구조조정의 비즈니스 모델과 3~5년 이내 통합구조 법인체 설립·운영을 통해 시장지배력 및 영업력 차이를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중장기 구조조정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벌크사업 매개 단기형 성장모델

단기 성장주도 모델의 경우 지방 벌크사업을 매개로 한 통합모델과 전국 벌크사업 비즈니스 통합모델이 제시됐다.

지방 벌크사업 매개 통합모델은 서울을 제외한 지방권이 판매시장으로, 통합구의 기존 사업자와 법인, 창투사, 개인 등의 지분참여로 이뤄진다. 100~500㎏급 스마트형 LPG미니탱크를 통한 벌크공급 및 체적판매와 함께 보완적으로 용기방식의 공급을 겸한다.

판매업체 상호 간의 이해가 상충되지 않는 지역에서 자율참여와 판매시장 확보에 사업의욕이 높은 사업자에 의한 구성으로 사업장 분할에 따른 충돌이 없으며, 외부자본 유입이 용이한 게 장점이다. 초기에 벌크사업 중심의 지방권 비즈니스를 주도할 명확한 펀딩 및 자기희생적 기획사업 추진세력 형성이 쉽지 않은 게 숙제다.

단기 성장주도형의 또 다른 모델은 전국 벌크사업 비즈니스 통합모델이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이 판매시장으로, 지방에서는 벌크와 체적으로 공급이 이뤄지며, 서울지역은 벌크공급 중심의 판매업을 추진하되 용기와 체적판매를 보완적으로 수행한다.

이 모델은 참여자의 신성장 판매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자산평가가 용이한 판매량 기준으로 통합을 추진해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한편 통합사의 자율에 의해 참여한다는 점에서 사업장의 강제분할에 따른 충돌이 없다. 특히 벌크사업 위주의 신규사업 추진으로 유통비용 절감가 함께 늘어나는 물량으로 독자적인 LPG충전소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서울지역 판매시장을 포함하기 때문에 자산평가에 대한 논의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지방권 판매시장 개척에 시간과 자본이 많이 소요되는데다 시장점유를 위한 기존 사업자와의 경쟁 격화, 공급시스템 차별화 준비에 따른 시간 소요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2~4개 권역 분할 및 전체통합 모델

중단기형으로 제시된 게 4개 권역 분할구조의 비즈니스 통합모델이다. 서울지역을 독북, 서북, 동남, 서남 등 4곳으로 나누고, 지방의 판매시장 참여는 각 권역별로 통합된 법인의 사업전략에 따라 결정한다는 것이다. 기존 체적, 중량, 벌크 등 모든 공급방식을 수용해 LPG를 공급하되, 건물옥상에 LPG미니탱크를 설치한 새로운 벌크공급방식을 활용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서울지역을 4개 지역으로 분할해 거대 판매시장을 포함시키는 한편 지방권은 각 통합구의 판매전략에 따라 운영되는 구조로, 사업 확장성이 크다는 평가다. 또한 통합에 따른 유통비용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통합배송센터를 운영할 경우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는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이는 10~30% 정도의 판매시장을 점유한 개인사업자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뒤져 지금보다 점유율이 한층 낮아지거나 흡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PG공급사와의 구입단가 협상 및 물량배정에서 바잉파워가 높아진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지역분할이 강제적이다 보니 자산평가 등에 대한 논의가 길어질 우려가 크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감소되고, 각 통합구에서 운영주체 주도권 논쟁이 증폭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기형 성장모델로 2개 권역 분할구조 통합이 제시됐다. 서울을 강남, 강북 2개 권역으로 분할하고, 각 권역별 법인이 자체 판단에 따라 지방권 판매시장 참여를 결정하는 구조다.

이 같은 2개 권역 모델은 바잉파워에 따른 협상력 강화로 유통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이고 확보된 물량으로 독자적인 LPG충전소 운영이 가능하다. 외부 경영전문가를 비롯한 체계적 인력관리가 용이해 매출 증가 및 수익성 확보를 담보할 수 있는 인적자원의 효율적 관리도 가능하다.

아울러 통합주조의 법인체 설립단계에서 신설법인 운영진이 수익 증대 측면에서 지역의 배송지사 또는 A/S센터 운영요원, 영업분야 전문가로 기존 사업자를 참여시키거나 주주 또는 지분 참여자로 법인체의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되면 신설법인 정착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큰 서울지역을 2개 권역으로 강제분할하기 때문에 동북지역과 서남지역의 자산평가 논의가 길어질 수 있고, 각 통합구의 운영주체 주도권 다툼도 해결과제다. 통합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조율되지 않고 심하게 충돌할 경우 각 지역의 사정에 다라 역내에서 부분통합이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사실상 관망모델로 제시된 게 전체통합이다. 서울지역을 하나로 통합하고, 지방권 판매시장 참여는 시간을 두고 논의한다는 것이다.

서울지역을 하나의 거대 단일시장으로 개편한다는 점에서 규모의 경제성은 물론이고 외부 전문경영인과 우수인력 영입, 자본유치에 장점을 가질 수 있다. 조직통합과 효율적 운영시스템 도입 등으로 유통비용 절감과 독자적 LPG충전소 운영이 가능하다.

또 통합배송센터를 운영할 경우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크다. 여기에 기존 공급시스템과 인력 등을 모두 활용할 수 있어 초기투자비를 줄일 수 있다. 다만 각 통합사의 사정이 다른 판매량, 수익성, 조직 및 인원 등 모든 조항을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고, 운영주체에 대한 주도권 논쟁이 소모적으로 흐를 수 있어 실효성은 떨어진다. 연구용역 수행기관이 제시한 5가지 모델 중 마지막 순위에 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번 연구용역 결과가 즉각적인 LPG판매사업자 대단위 통합의 신호탄이 될지는 미지수다. 각 지역별, 통합업소별 상황이 다르다보니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해도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이번 연구용역의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갈수록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는 업종이라는 점에서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기 위한 유통구조개편  추진 동력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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