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매출↑ 영업이익↓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증가는 현대오일뱅크 유일

[이투뉴스] 정유4사의 상반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아 올해도 이런 추세가 유지되느냐에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이들 4개사 가운데 현대오일뱅크만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나머지 3사는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정유 4사는 유례없는 호성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3조2283억원을 기록하며 정유‧화학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한 SK이노베이션에 이어 GS칼텍스 2조1404억원, 에쓰오일 1조6168억원, 현대오일뱅크 9656억원으로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들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치면 8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올 상반기는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다. 4사 모두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고는 감소했다.

▲정유사별 상반기 매출액

우선 정유 4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모두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년보다 11.2% 증가한 21조9481억원, GS칼텍스는 21.9% 증가한 14조2217억원, 에쓰오일은 29.3% 증가한 9조865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8조3424억원을 달성해 증가율 56.0%로 제일 높은 성장세를 거뒀다. 

매출액 증가는 지난해보다 크게 오른 원유 가격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39.85달러였으나, 올해는 배럴당 49.95달러로 10달러 가량 뛰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정유사별 판매한 석유제품 물량은 비슷하거나 조금 밖에 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매출액이 증가한 것은 결국 단가 자체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정유사별 상반기 영업이익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추세는 다르다. 정유사 대부분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실적이 눈에 들어온다. SK이노베이션은 전년동기에 비해 27.4% 감소한 1조4255억원, GS칼텍스 역시 26.5% 감소한 7949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업계 2위를 차지했지만, 올 상반기는 한 계단 내려왔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1327억원에서 올해 4507억원으로 60.2% 감소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대비 11.3% 증가한 5843억원을 기록해 유일하게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순이익 역시 지난해 상반기 4389억원에서 올해는 4526억원을 달성해 3.1% 증가하는 성적을 거뒀다.

GS칼텍스도 상반기 순이익 부문에서는 전년보다 1.8% 증가한 6891억원을 기록했다.

▲ 정유사별 상반기 순이익.

현대오일뱅크의 약진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는 평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2014년 영업이익 1428억, 2015년 3320억원, 지난해 5248억원, 올해 5843억원까지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11월 가동된 현대케미칼이 이번 상반기 호실적을 이끌었다"면서 "비정유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의 다각화를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꾸준하게 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 (단위 : 억원)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유사의 실적을 보며 단순한 숫자만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지난해와 비교한다면 당연히 영업이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5년 평균 영업이익과 비교했을 때 이번 상반기는 오히려 좋은 축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정유사 관계자 역시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국내 정유사는 분기별‧계절별 요인보다는 국제적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세밀한 상황 분석 없이 단순히 수치만으로 경영환경을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 경영실적 기상도에 대해서는 정유 4사 모두 긍정적이라는 답을 내놓고 있다. 정유사가 하반기에도 사업다각화나 비정유부문 활약에 힘입어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 현대오일뱅크 전경. (출처 : 현대오일뱅크)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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