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글쎄요. 다른 회사 판매량까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수출은 좀 늘었는데, 내수는 지난해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야죠. 일부 특판물량을 빼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힘든 것 같습니다”

“작년보다 확실히 차이가 나요. 작년에는 연초부터 바빴는데, 올해는 영~. 작년이 워낙 좋아서 그런건지, 느낌이 확연하게 다르네요”

전자는 가스보일러를 제조하는 A사 간부의 말이고, 후자는 가스보일러 대리점사업주의 말이다.

가스보일러 시장은 올해 들어서도 수출이나 내수 모두 지표상으로 순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스보일러 판매대수는 80만6806대로, 내수 70만3312대와 수출 10만3494대이다. 이는 지난해 77만5687대 보다 4.0% 늘어난 규모다. 내수는 지난해 69만3008대 보다 1.4% 늘었으며, 수출은 지난해 8만2679대 보다 25.1% 늘었다.

수출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관세청 자료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가스보일러 수출액은 4531만9000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4209만6000달러보다 7.6% 증가했으며, 2015년 3641만달러 보다 24.4% 증가했다.

가스보일러 수출물량과 수출액 통계에는 변수가 없다. 객관적이고 확실한 근거가 제시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수다. 통계 수치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제조사나 대리점은 작년보다 내수 시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어려워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통계와 시장 체감지수와의 간극이 멀다보니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통계청의 가스보일러 내수 집계는 각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파악해 제출한 자료에 근거한다. 의무규정이 아닌데다 강제성도 없다보니 제출자료에 대한 신빙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오랜 동안 가스보일러 내수물량 통계가 신뢰받지 못하며 빈축을 사는 배경이다.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통계는 현재 상황과 발전과정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정보로서, 전략 수립과 의사결정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정확한 현황 파악을 토대로 앞날을 예측해 지속성장을 꾀할 수 있는 로드맵을 세우는 기본조건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선진국이 통계를 사회간접자본으로 인식하고, 통계 인프라를 강화하는 이유다.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모든 산업의 근간이다. 이를 알면서도 개선책을 모색하지 않고, 구태를 이어가는 것은 직무유기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