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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유소, 과거 틀에서 벗어나야 산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
최저임금 인상에 합당한 근거 없어
[464호] 2017년 07월 31일 (월) 08:00:04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이투뉴스] 사면초가, 설상가상, 첩첩산중. 현재 주유소업계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말이다.

주유소업계는 현재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1%대의 영업이익률.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셀프로 돌리는 주유소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이마저도 할 수 없다면 휴‧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 주유소협회 자료에 의하면 휴업 또는 폐업한 주유소는 2010년부터 454곳, 613곳, 643곳, 703곳, 693곳, 847곳, 지난해 763곳까지, 무섭게 증가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면초가(四面楚歌)

이렇게 인건비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16.4% 역대 최대 인상률로 최저임금 인상이 확정됐다. 7530원. 설상가상(雪上加霜).

여기에 지난 24일 5인승 RV(다목적승용차)에 한해 LPG차 규제완화 법안까지 국회를 통과했다. 휘발유 차량이 줄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 첩첩산중(疊疊山中).

이런 분위기에서 최근 김문식 주유소협회장을 만나 최저임금에 관한 내용을 물었다.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을 것 같은 그다. 

▲ 김문식 주유소협회장.

-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으로 참석했는데
"한마디로 역부족이었다. 위원회 결정 과정이 지난해와 거의 유사하게 진행됐음에도 불구, 7.3%였던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올해는 16.4%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요즘 말로 하면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였을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고, 모든 게 정해진 수순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상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 과정이 무슨 의미가 있었는가 하는 회의감마저 들었다."

- 애초 사용자측에서는 2.4%만을 올린 6625원을 제시했다. 국민 비난을 피할 수 없었을 텐데
"이 부분을 설명하는 것이 늘 어려웠다. 우리가 임금 인상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억제해야 한다는 입장은 결코 아니다. 임금 인상은 당연한 현상이다. 다만 지금처럼 근거 없이 단기간에 올리는 것을 막고자 하는 거다. 근로자 측이 제시하는 최저임금 1만원. 어디서 나온 말인지 궁금하다. 2020년 최저임금 만원에 도달하려면 매년 15.7%씩 인상해야 하는데 15.7%의 근거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거다.

지금은 닭 모가지를 비틀어서 임금을 지급하라고 하는 격이다. 지급능력이 돼야 주는 것 아니겠나. 소상공인도 결국 국민인데, 백날 비틀어봐야 나오는 것은 눈물밖에 없다. 그만큼 주유소를 포함한 소상공인 업계는 지금 너무 힘들다."  

- 그래서 일각에서는 최저임금문제는 을과 을의 대립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글쎄, 난 이 생각에 대해서는 반대다. 편의점 사장이랑 아르바이트생이랑 월급으로 아웅다웅하고 있다는 건데, 사실 최저임금문제를 크게 보면 양대노총이 개입돼 있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귀족노조다. 여기에 정부의 정치 논리까지 맞아떨어져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 대안으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안'을 주장했다
"경영환경이 열악한 업종에 한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주유소뿐만 아니라 PC방·편의점·슈퍼마켓·미용업·음식점·택시·경비 등 8개 업종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할 것으로 주장했다. 이 업종들은 1일 영업시간이 길어 다수의 근로자를 필요로 하는 공통된 특수성을 가졌다.

실제로 최저임금법 4조에도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태 획일화된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사업주 지급능력, 수익구조, 근무 강도 등 다양한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가까운 일본은 업종별로 차등적용하는 것은 물론 지역별로도, 나아가 연령별로도 최저임금이 다르다. 먼저 우리는 업종별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 그런데 이런 순간에 최저임금위원회를 사퇴했다. 그 배경은
"17일 나를 포함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사용자위원으로 참여한 김대준 한국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이 함께 위원직을 사퇴했다. 앞서 말한 최저임금위원회의 회의감 때문이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공익위원은 정부에서 임명된 사람으로,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고 사람들이다. 사용자와 근로자 가운데서 조율을 하고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런데 이번 공익위원들은 의구심이 들 정도로 편향됐으며 공정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새 정부의 공약과 포퓰리즘적 정치 논리를 가지고 위원회 자리에 임한 것이다. 또 지난해와 모든 것이 같고 정권만 바꿨을 뿐인데, 최저임금 인상률이 2배 이상이라는 것은 위원회 독립성이 전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장의 목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는 구조로 재구성이 필요하다."

▲ 김 회장은 이번이 마지막 임기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각오가 남다르다.

- 최저임금 인상으로 셀프주유소가 증가할 것이란 말이 나오는데
"맞다. 임금이 1000원 이상 증가한 상황에서 인건비 감축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에 셀프 주유소는 당연히 늘 것이다. 2011년 전체 주유소 중 셀프주유소는 비중이 4.8%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에는 18%까지 늘었다. 현재 전국에 2000여 곳이 넘는다. 

우리 협회가 그렇다고 셀프 주유소를 막는 것도, 나쁘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전환 비용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4대 셀프 주유기를 구매한다고 생각하고, 여기에 기타 비용까지 합하면 대략 전환하는데 1억원이 필요하다. 인건비 문제로 구석에 몰려 여기까지 왔는데 이 돈을 감당할 업자가 얼마나 될까. 주유소 폐업도 동시에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주유소는 사양산업인가
"30년 전 업계에 들어왔을 때도 그런 말이 나왔었다. 주유소 위기의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책임도, 정유사의 책임도, 우리 업계의 책임도 물론 있다. 호황이었던 시절 위기를 대비했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으니까. 

이제는 주유소는 과거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휘발유만 파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복합에너지를 판매하는 곳으로 변해야 한다. 실제로 올 2월 우리 협회는 KT와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새로운 신사업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얘기다. 유외(油外)사업은 당연하다. 나아가 온라인에서 기름을 사고 주유소에서 받기만 하는 형태는 어떨까. 언제나 그런 듯 위기 속 기회가 있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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