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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집단에너지, 왜 거리로 나섰나
대체방식보다 미세먼지 수천배 덜 배출, 온실가스도 대폭 저감
유럽·미국 등은 CHP 역할 확대…우리는 구체적 액션플랜 없어
[462호] 2017년 07월 17일 (월) 07:01:15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미세먼지·온실가스 잡는 최적수단 불구 푸대접 여전"

[이투뉴스] 집단에너지업계가 또 거리로 나섰다. 5분만 서 있어도 숨이 막히는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장맛비가 쏟아지는데도 세종청사를 찾아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열요금 제도개선 요구와 함께 국가적으로 편익이 많은 친환경 분산전원인 집단에너지를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집단에너지 진흥정책 건의문’도 제출했다.

업계의 이같은 요구는 탈석탄과 탈원전을 표명한 정부 에너지정책을 감안할 때 집단에너지가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열병합발전(CHP)을 포함한 집단에너지가 에너지효율향상은 물론 오염물질 배출 및 온실가스 저감, 분산전원 효과 등 다양한 편익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미 검증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집단에너지 사업 환경은 점점 더 열악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2015년 기준 35개 사업자 중 22곳이 14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적자사업장이 24곳으로 더 늘었다. 소규모 민간사업자 경영난이 심각하다 못해 만성화되고 있고, 부익부빈익빈 현상까지 가속화되는 등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 미세먼지 저감…최선은 재생E, 차선 집단E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청정에너지 시대, 이것이 우리의 에너지정책이 추구할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신규 원전 중단 등 탈원전 로드맵 작성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및 신규 건설 전면 중단 등을 약속했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새정부의 에너지정책기조는 사실 미세먼지에서 출발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워낙 높아지자, 미세먼지 감축을 주요 정책과제로 삼으면서 자연스레 에너지·환경정책의 방향까지 설정한 셈이다. 미세먼지특별법 제정과 대통령 직속으로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관리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에너지업계와 많은 전문가들은 집단에너지의 역할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먼저 미세먼지를 절감하기 위한 측면에서 열병합발전 등 집단에너지가 현실적으로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는 판단에서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 신재생에너지 보급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꼽히는 LNG발전과 집단에너지가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집단에너지가 에너지절감 및 온실가스 저감,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환경 개선 등 한 해 수조원이 넘는 사회적편익을 제공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됐다. 열병합발전 자체의 높은 효율과 함께 소각열, 공정폐열 등 버리는 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절감과 환경편익도 만만치 않았으나, 초미세먼지 저감편익이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환경대학원장이 내놓은 ‘국가 에너지시스템에서의 열병합발전 역할’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집단에너지용 열병합발전 편익을 화폐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9조원이 넘는다. 구체적으로 CHP(한국지역난방공사+발전자회사)와 ‘개별난방보일러+대체발전기’ 간 에너지사용량, 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비교한 결과 열병합발전이 31.7%의 에너지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실가스 저감효과는 무려 54.5%에 달했으며, 대기오염 개선효과는 대체설비보다 질소산화물 89.1%, 질소산화물 63.3%, 분진 56.9%로 조사됐다. 최근 주요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효과도 열병합발전이 탁월해 미세먼지(PM10)의 경우 유연탄발전이 열량당배출량이 1350배 많았으며, 초미세먼지(PM2.5)는 1838배 많이 배출했다. 석탄발전 대신 ‘가스개별보일러+대체전기(2015년 발전원믹스 실적)’를 대입해도 열병합발전보다 미세먼지는 821배, 초미세먼지는 1454배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의 각종 저감효과(사회적편익)를 화폐적 가치로 추산한 결과 2015년 기준 에너지절감편익 5387억원, 온실가스저감편익 1784억원, 대기환경 개선효과 1754억원으로 분석됐다. 이어 미세먼지가 3365억원, 초미세먼지는 7조9793억원 등 8조3158억원이 산정됐다.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포함한 열병합발전의 전체 사회적편익은 9조2074억원에 달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에너지기술연구원이 내놓은 ‘집단에너지 온실가스 할당 관련 시설특성 연구’에서도 뛰어난 집단에너지의 사회·환경적 편익을 확인할 수 있다. 집단에너지가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사용함으로써 지역난방부문은 대체설비(도시가스개별난방+전기)보다 12.5∼21.7%의 에너지절감과 12.1∼41.8%의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있으며, 산업단지부문은 대체설비(석탄발전+개별보일러)대비 에너지절감 15.3∼16.6%, 온실가스 저감 10.1∼18.8%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무엇보다 온실가스 감축을 하는데 있어 집단에너지가 비용효율적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연구결과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비용은 톤CO2당 1000달러가 넘어가고, 고효율 발전기술도 톤당 500달러에 육박했다. 풍력(72달러)과 태양광(87달러) 역시 적잖은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열병합발전은 톤당 -134달러, 배열 활용은 -136달러 등 오히려 에너지와 비용을 아끼면서 온실가스까지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확인됐다.

◆ 통합관리도 용이…효용성 극대화 방안 모색해야

해외 주요 국가들도 열병합발전과 집단에너지를 에너지 절감과 기후변화에 대응할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식하고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독일은 열병합발전 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높인다는 계획 아래 지원 규모를 15억 유로로 확대했고, EU 산하 대부분의 국가가 CHP법 등 별도 지원책을 만들어 세금을 감면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각종 혜택도 주고 있다. 미국도 투자비 보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40GW 규모의 열병합발전소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집단에너지 및 열병합발전에 대한 실효적인 지원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과거에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일부 지원도 있었지만 도매전력시장 경쟁체제 도입에 따라 경제급전 원리가 우선되면서 오히려 손실을 보면서 전기를 팔아야 하는 실정이 됐다. 여기에 앞서 확인된 분산전원 효과를 비롯해 각종 열병합발전에 대한 사회·환경적 편익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리함이 가중되고 있다.

강재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열병합발전이 원천적인 온실가스 저감시설이라는 점을 인정, 환경부가 집단에너지부문에 배출권을 추가로 배정했지만 이 역시 발전-에너지업종에 묶여 적게 할당한 것을 현실화 한 것으로 인센티브를 준 것이 아니다”며 “집단에너지가 국가적으로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분석결과 확인된 만큼 과감한 지원정책을 펴는 유럽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탈석탄과 탈원전 만으로는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대책이 부족한 만큼 LNG발전, 그 중에서도 열병합발전의 효용성을 감안한 정책이 적극 모색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개별 에너지설비에서 많이 내뿜는 질소산화물이 대표적인 미세먼지 2차 생성물질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에너지설비를 한 곳에서 모아 집중적으로 관리 및 통제하는 집단에너지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새정부 정책처럼 원전을 줄이면 온실가스 감축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며, 다른 감축수단이 이를 커버해야 한다”며 “신재생 20% 목표는 도전적인 과제인 만큼 현실적으로 가스와 CHP 역할이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열병합발전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해법으로 주목받으면서 환경당국이 보급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부도 더 이상 회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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