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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지역주민 간 분쟁조정제도가 필요하다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462호] 2017년 07월 17일 (월) 08:01:22 이종영 jyyi@cau.ac.kr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이종영] 에너지는 경제, 산업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에너지사용의 1.5%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대상 46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사용은 45번째에 해당하는 초라한 성적을 가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30년까지 전제 에너지의 2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임기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서 노후 석탄발전소의 폐쇄와 장기적으로 탈원전을 모토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영구정지, 현재 건설 중에 있는 고리 5, 6호기 원자력발전소 공사의 임시 중단조치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려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인류가 바라는 이상적인 에너지는 환경친화적이고, 무제한적으로 사용가능하고, 사용에 편리하고 안전하며, 가격이 싼 에너지일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이와 같은 에너지는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인류는 이상적인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원은 다양하다. 우선 재생에너지로 태양광, 태양열, 풍력, 바이오, 지열, 해양에너지, 수력과 수열 등이 있고, 화석에너지로 석탄, 석유, 천연가스, 프로판가스, 기술력에 의존하는 에너지로 원자력, 핵융합에너지와 수소가 있다. 거의 모든 국가는 에너지를 특정된 에너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가능한 다원화하여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정책에서 최우선적 요인은 안정적인 공급이다.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은 에너지 다원성으로 실현할 수 있다. 에너지의 다원성이 확보되면 특정된 에너지가 고갈되거나 가격이 폭등해도 다른 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어 에너지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다. 에너지안보는 에너지공급안정성과 실질적으로 동일하고, 에너지 다원화와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인류는 앞서 언급한 이상적인 에너지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이상적인 에너지가 현실세계에 없고 피안의 세계에만 있다면, 에너지 다원화가 바로 이상적인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신정부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대폭적으로 높이려는 에너지정책의 방향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우리나라에서 적합한 방향 설정으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약 30년 전인 1988년부터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비중을 높이기 위하여 신재생에너지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현행 신재생에너지법에서 도입하고 있는 각종 제도는 재생에너지 선진국보다 앞선 것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은 초라하다. 그 이유는 다양한 것으로 분석될 수 있으나 법과 제도로 쉽게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높일 수 없는 요인은 민주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주체가 사업지역 주민의 권리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인식에 있다.

행정적으로 이미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를 받고서도 사업지역의 주민 반대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의 허가 중 37.5%가 사업지역 주민의 저항과 반대로 반려되거나 추진되지 못했다. 지난 2010년 건립 예정이던 서남해 해상풍력발전소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간 인허가 갈등 및 어업권 피해 보상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 청송군의 면봉산 풍력발전소와 부산 해운대 앞바다의 해기해상풍력 사업 등도 주민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사업추진이 표류하고 있다. 

지역주민은 재생에너지 설비가 입지할 지역에서 오랫동안 평온한 삶을 영위하여 왔다. 해당 지역에 태양광발전시설이나 풍력발전기의 설치는 그 지역경관을 침해하고 소음을 유발하여 지역주민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역주민에게는 지금까지와 같이 평온하게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단순한 사실적인 이익이라고 할 수 없고, 지역주민의 의식 저변에 있는 당연한 권리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이 친환경적에너지라는 이유로 지역주민에게 재생에너지 발전소로 인하여 유발되는 경관침해나 소음을 감수하게 하는 것은 바로 지역 주민의 당연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지역주민에게는 지금까지 삶을 영위하여 온 지역에서 평온하게 살아갈 지역향유권이 존재함에도 태양광발전사업자나 풍력발전사업자가 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이 표류하게 된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이 친환경에너지라는 명분만으로 지역주민의 지역향유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현행 신재생에너지법이 충분하게 선진화된 법률이고 사업추진에서 지역주민과의 갈등에 관하여는 사업자가 알아서 하도록 방치하게 되면,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사용의 2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필수적인 사항은 지역주민의 지역향유권을 구체화하는 노력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지역주민의 권리 침해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할 때, 비로소 재생에너지는 정의로운 재생에너지로 우리나라에 정착할 수 있고, 재생에너지의 사용 비중 또한 높아지게 될 것이다. 

지역향유권의 경제적 가치는 계량화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사업주체와 주민간의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이로 인하여 풍력발전기와 태양광발전소가 쉽게 건설되지 못한다. 이제 신재생에너지법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따른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분쟁조정기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분쟁조정기구가 지역주민의 지역향유권을 고려하여 적합한 보상을 하거나 적합한 방식으로 사업 참여를 하는 역할을 할 때에 풍력발전소와 태양광발전소의 건설은 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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