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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가다] 변신 꾀하는 울산 석유비축기지
2020년 완공…지하공동에만 1680만배럴 비축 가능
현재 석유공사 9개 기지에서 1억3320만배럴 비축
[462호] 2017년 07월 17일 (월) 07:30:29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이투뉴스] [퀴즈1] 이곳은 국가보안시설로 분류돼 있는 곳이다. 사진을 찍을 수도 없고, 드론도 띄울 수 없다. 외곽경비에만 40여명이 투입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소방차 한 대를 자체 보유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라이터를 반입할 수 없고, 다음달에는 흡연실도 정문 밖으로 쫓겨난다.

▲ 이곳은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국내 포털 지도에 검색되지 않는다. (출처:다음)

[퀴즈2] 단 한곳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국내에는 9곳이 있으며, 과거에는 서울 안에도 있었다. 1978년 마포구 매봉산자락에 만들어졌는데 인근 500m내에 상암월드컵경기장이 건설되면서 이곳이 위험시설로 분류, 2000년 12월 결국 폐쇄됐다. 이후 서울시는 이 공간을 친환경 생태·문화체험의 공간으로 바꾸기로 결정하고 현재 개원을 앞두고 있다. 여기는 어디일까? 

▲ 정답은 그림 안에. 

◆ '석유 냉장고'…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석유비축 시작
1973~1974년 1차 석유파동(Oil Shock) 이후, 정부는 국내 석유수급 및 가격안정을 위해 석유비축사업을 공식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국고보조금 26억원으로 1978년 민수용 유류 저장시설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조성했고, 이어 1979년 한국석유개발공사(현 한국석유공사)를 설립했다. 석유공사는 1981년 구리‧울산에, 1985년에는 거제에, 1989년에는 평택에 석유 비축기지를 차례대로 건설했다. 막내 동생은 2005년생인 서산 비축기지다.

▲ 전국 곳곳에 석유공사의 비축기지가 들어서 있다. (출처:석유공사홈페이지)

현재 석유공사는 9개 기지에 전체 1억3320만배럴을 비축하고 있다. 원유 1억1470만배럴, 석유제품 1410만배럴, LPG 440만배럴이다. 여수 비축기지가 원유 4970배럴를 저장해 규모가 제일 크며, 거제(4750만배럴), 울산(1680만배럴), 서산(1460만배럴) 순이다. 울산 비축기지는 원유 650만배럴만을 저장하고 있지만, 2020년 공사가 완료되면 1680만배럴을 보관하는 비축기지로 재탄생한다. 2014년 공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1930배럴을 보관했었다.

공사의 비축물량은 국내 하루 순수입량을 기준으로 108일을 쓸 수 있는 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프랑스는 82일, 독일과 일본은 105일, 미국은 148일치를 비축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1999년부터는 공사의 비축시설에 산유국의 석유를 저장하는 국제 공동비축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공사는 비축시설을 제공해 ▶비축수준 제고 ▶비축유확보비용 절감 ▶시설사용료 수입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고, 산유국은 공사의 비축시설을 사용하면서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활용 ▶잉여물량 해소를 위한 신규 시장 개척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공사에 따르면 현재 노르웨이 국영석유사 스타토일(Statoil)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동비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올 3월 기준 비축확보물량. 공동비축물량은 제외. ( 출처:석유공사 홈페이지)

◆ 울산 비축기지는 변신中…지상탱크에서 지하공동으로
"여기 울산 비축기지에는 지하공동 2개에 원유를 저장하고 있다. 각각 220만배럴과 430만배럴로 전체 650만배럴을 비축 중이다. 지하에 뭔가를 함께한다는 뜻이 아니고 빌공(空), 골동(洞), '텅 비어 있는 굴'이란 뜻이다" 곽서근 석유공사 울산지사 관리팀장이 공동의 뜻을 설명하며 웃었다. 

석유공사 울산 비축기지는 1981년 만들어진 곳으로 9개 기지 중 제일 긴 역사를 자랑한다. 신분 확인을 거치고 정문을 들어서자 거대한 공사장부터 눈에 들어왔다. 한편에는 높은 공장을 세우고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지하 아래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현장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자 국가보안시설이라며 사진을 찍을 수 없단다. 모든 현장은 머리와 손(메모)으로만 기억해야 했다.

문제는 또 있었다.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실제로 공동 내부에 들어갈 순 없다. 공동을 소개하는 입구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아쉽지만 차를 탄지 1분도 되지 않아, 바로 내렸다.

폭 18m, 높이 30m. 생각한 것 이상으로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 공동 안은 조명으로 환했지만, 크기에 압도당해 마치 괴물이라도 나올 것처럼 으스스했다. 여름임에도 내부는 확실히 시원했다.

▲ 폭 18m, 높이 30m. 지하공동 2개를 합치면 길이는 2km나 된다. 사진은 석유공사 홍보팀 자료.

곽서근 팀장은 "현재 두 개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공장을 세우는 것은 에쓰오일이고, 지하공사를 하는 것은 우리 석유공사다. 2014년 전체 50만평 부지 중 28만평을 에쓰오일에 매각했다. 한 집에 두 식구가 살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S-OIL, RUC·ODC 프로젝트 공사 기공식 개최 2016.06.27>

곽 팀장 말에 의하면 원래 울산 비축기지에는 비축시설로 지하공동 2개와 지상탱크 18기가 같이 있었다. 지상탱크 비축량은 1기당 75만배럴씩 전체 1280만배럴. 지하공동 2개의 비축량까지 합하면 과거에는 1930만배럴 비축이 가능했다. 그런데 부지를 5200억원에 매각하면서 지상탱크를 없애야 했고, 지하공동을 추가 건설하기로 했다.

▲ 국가보안시설이라 실제로 들어갈 수도 없다. 사진은 석유공사 홍보팀 자료.

"지상탱크 18기 철거하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렸고, 지난달 1월에야 추가 지하저장시설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기간 60개월, 공사비만 2700억원에 달하는 거대한 사업이다. 새로 생길 지하공동에는 1030만배럴 저장이 가능한데, 그럼 울산 비축기지는 1680만배럴 비축이 가능한 곳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2020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10%의 공정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곽 팀장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곳이라, 석유공사가 이런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석유비축기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석유 냉장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1981년에 생겼으면 그때 비축한 원유와 최근에 비축한 물량이 섞이는 것 아니냐고. 원유 특성상 섞여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공사는 1991년 걸프전,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2011년 리비아사태 때 석유수급 불안 완화를 위해 IEA 회원국 공동 대응으로 비축유를 방출하기도 했다. 이곳이야 말로 보이지는 않지만 에너지안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곳이다. 안전·환경 문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우릴 좋게 봐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울산=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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