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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얼마나 에너지를 쓸까?
허은녕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461호] 2017년 07월 10일 (월) 08:01:37 허은녕 heoe@snu.ac.kr
허은녕
세계에너지경제학회
(IAEE) 부회장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허은녕] 올해 4월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ETRI, 서울대, KAIST 등 한국의 반도체산업을 이끌어 온 연구 집단이 모두 모여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바로 뉴로몰픽(neuromorphic, 생체신경모방) 반도체이다. 정보통신업계는 차세대 연구주제로 뉴로몰픽 반도체를 선정, 기존의 연구조직을 늘리면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정부도 연구비를 대폭 지원하기로 하였다는 뉴스도 함께 나왔다. 

4차 산업혁명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고 갈 미래를 표현하는 가장 뜨거운 용어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중요 키워드가 무엇이냐고 하였을 때 나오는 단어들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이다. 근데 왜 뉴로몰픽 반도체일까?  이걸 알려면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을 이긴 인공지능 컴퓨터인 ‘알파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파고는 자그마치 1200개의 중앙처리장치(CPU)와 176개의 영상처리장치(GPU), 그리고 920테라바이트의 기억장치를 사용하는 초대형 컴퓨터다. 그리고 무엇보다 12기가와트의 전기를 사용한다. 얼마 전에 40년간의 운전을 마치고 문 닫은 고리 1호기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될 때의 규모가 587메가와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알파고가 정말 ‘전기 먹는 하마’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세돌은?  인간의 뇌는 20와트면 작동한다. 밥 한 그릇이면 된다.

정보통신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2040년에는 컴퓨터가 처리해야 하는 연산의 양이 현재 처리하는 양의 약 1백만 배에 달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하여 반도체들이 사용할 에너지는 자그마치 1027 Joules 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화력발전소가 수억 개는 더 있어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바로 이 문제 때문에 IBM을 비롯한 전세계 정보통신 회사들이 뉴로몰픽 반도체의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작동하는 반도체는 최대 1억분의 1의 에너지만으로 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반도체는 무엇보다 전력 소모가 지나치게 커서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또는 사물인터넷의 광범위한 적용이 불가능할 것이기에 에너지가 적게 드는 반도체를 개발하면 크게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 나온 신형 알파고가 더 좋은 성능을 광고하지 않고 에너지사용량을 10분의 1로 줄였다고 광고한 것도 바로 같은 이유이다. 현재의 기술 상태에서 4차 산업혁명이 활성화 된다면, 20와트의 에너지로 작동하는 인간의 두뇌를 대신하여 12기가와트의 알파고를 작동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엄청난 전기요금에 아마도 집에 두고 사용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1, 2, 3차 산업혁명을 다 지나간 다음에 결과만 받아들였지 실제로 산업혁명의 과정을 함께 한 적은 없다.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르는 것을 미국에서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등으로 부르고 있다. 각국이 처한 환경과 능력이 다르고 산업구조도 다르니 이름이 다른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 내용이 정말 한국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정부가 정책을 가지고 산업과 국민에게 함께 앞으로 나가자고 할 만한 내용이냐는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너도나도 빅데이터를 사용하고 인공지능 로봇 하나쯤 집집마다 두려면 우리나라에 발전소를 몇 개나 더 지어야 할까?  아무리 뉴로몰픽 반도체가 나와도 더 많이 사용해 버리면 소용이 없지 않을 것이니 아예 혁신적이고 새로운 에너지원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연구개발은 그럼 누가 하나? 이처럼 에너지 공급 분야 하나만 보아도 아직 우리는 새로운 산업혁명의 준비가 모자람을 알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은 단순히 전자통신업계 등 특정 분야의 과학기술진흥이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산업분야에서의 획기적인 기술혁신과 인재 등용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는 이미 1, 2, 3차 산업혁명이 증명하였다. 정부의 기술개발/산업육성정책 및 규제개혁정책과 더불어 전세계 고급두뇌의 유치를 에너지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할 때, 처음 맞는 이번 산업혁명을 우리나라의 성공한 역사로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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